[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네이버의 이번 두나무 손자회사 편입 시도는 미래 먹거리로 웹3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천재적인 개발 역량으로 두나무를 단숨에 가상자산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이런 송 회장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개발자 출신인 그는 외부에 나서거나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출하지 않으며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송 회장이 가진 '기업가 정신'과 '벤처 DNA'는 지금의 두나무를 있게 했다.
송 회장은 1979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충남과학고를 졸업했다. 공주대 사범대학 부설고를 나온 오경석 두나무 대표와 고향이 같다. 송 회장은 이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며 개발 역량과 금융 지식을 쌓았다.
그가 개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다날에서 병역특례로 근무를 시작하면서다. IT기업 다날에서 휴대전화 결제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며 핀테크 기술에 관한 기반을 다졌다. 복무 기간 중 뛰어난 코딩 실력을 보유해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송 회장은 당시 '불법 결제 패턴 방지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1990년대 후반 휴대전화 결제 솔루션 사업을 하던 다날은 휴대전화 불법 결제 사건이 성행하며 위기를 맞았고 방지 시스템을 만들었다. 송 회장은 불법 결제 패턴을 찾아 방지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는 특허 등록으로 이어져 한국과 중국 기업에서 사용됐다. 그의 천재적인 개발 면모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송 회장은 다날에서의 경험으로 결제 시스템의 중요성과 핀테크 분야 잠재력을 인식하게 됐다. 전역 이후 경영 컨설팅 회사 '이노무브'에서 4년간 근무했고 2012년 두나무를 설립했다. 두나무라는 사명은 '금융'과 '기술'이라는 두 나무를 결합하겠다는 그의 포부를 담고 있다.
이해일 전 공동대표와 두나무를 창립한 송 회장은 순식간에 벤처업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내놓은 서비스는 모바일 전자책 플랫폼 '이북(ebook)'이다. 하지만 명확한 수익 모델을 내놓지 못하며 서비스를 금방 중단했다.
이후 SNS에서 인기 뉴스를 선별해 추천해 주는 '뉴스메이트'를 개발했다. 뉴스메이트는 콘텐츠 부문에서 매출 10위권에 오르며 벤처업계 주목을 받았다. 창업한 지 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의 천재성을 증명한 것이다.
그는 이후 신규 사업으로 증권업을 낙점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가 되고 있던 시기지만 주식 거래가 PC로만 이뤄지고 있는 빈틈을 발견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지식이 없었던 송 회장은 조력자가 필요했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당시 퓨처위즈 대표였던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을 찾았고 그를 CSO로 맞았다.
그의 천재성에 두나무에는 사람과 돈이 모두 따라왔다. 김 부회장은 다날 창업 멤버로 당시 증권업계에 몸을 담고 있었다. 송 회장이 다날에 병역특례로 근무하기 이전 다날을 퇴사하며 겹치는 시기는 없었다. 하지만 관련 연줄이 일부 작용해 송 회장의 역량을 전해 들은 김 부회장은 두나무에 흔쾌히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모바일 주식 트레이딩 설루션을 만들던 퓨처위즈와 모바일 주식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던 두나무의 이해관계가 맞은 셈이다.
서울대 1년 후배 김인수 전 두나무 CTO도 송 회장의 제안에 이틀 만에 카카오에서 퇴사했다. 김 전 CTO는 송 회장이 모바일 주식 거래 서비스를 준비한다고 할 때부터 두나무를 눈여겨봤었다. 그는 송 회장의 제안을 받고 두나무에 곧장 합류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 부회장이 합류하는 과정에서 송 회장과 두나무를 공동으로 운영하던 이해일 전 공동대표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송 회장과 사업 방향성을 두고 이견이 있었고 결국 두나무를 떠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나무의 대표적인 초기 투자사 카카오는 '송치형' 이름 세 글자만 보고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송 회장이 이북과 뉴스메이트가 명확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지 못했지만 오로지 그의 가능성에 베팅했다. 2013년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는 2억원을 두나무에 투자했다. 투자를 받은 송 회장은 밤낮없이 개발에 몰두해 약 2개월 만에 '증권플러스 for Kakao'를 내놨다. 카카오에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 제안서를 낸 지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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