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월드코인(WLD)의 시세 급등이 빗썸과 업비트의 점유율을 상당히 좁히는 결과를 만들었다. WLD는 지난 9일까지 빗썸에는 상장돼 있었지만 업비트에서는 거래가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WLD를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운 미국 나스닥 상장사 에이코트홀딩스가 등장하자 글로벌 매수세가 몰렸고 그 영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번졌다.
◆에이코트 매수 선언장에 WLD 폭등, 빗썸 점유율 46%까지
18일 업계에 따르면 WLD는오픈AI 공동창업자 샘 올트먼이 주도하는 툴즈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홍채 인식을 통한 '프루프 오브 퍼슨후드(Proof of Personhood)' 개념을 적용해 '1코인 1표'가 아닌 '1인 1표'를 지향한다.
지난해 2월 홍채 인식 이벤트로 월드 ID 발급과 WLD를 지급하며 시세를 약 1만3000원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초과공급 문제로 가격이 100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WLD의 시세 흐름을 전환시킨 것은 하지만 나스닥 상장사 '에이트코홀딩스'였다. 골판지 포장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지난 8일 2억7000만달러(3738억원)를 사모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WLD를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WLD는 코인마켓캡 기준 8일 1432원에서 10일 2678원으로 급등, 이틀 만에 87%나 상승했다.
국내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WLD를 거래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대거 빗썸을 찾았고 빗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인게코의 거래소별 거래량 자료를 분석하면 지난 9일 빗썸 점유율은 약 46%까지 상승했다. 점유율 1위 업비트가 WLD를 상장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빗썸으로 몰린 탓이다. 이날 업비트와 빗썸의 점유율 차이는 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화들짝 놀란 업비트는 당일 오후 7시 신규 거래지원을 긴급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1300억원 투입된 공격적 마케팅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2위 빗썸은 1위 업비트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 말부터 신규 회원 유치 이벤트, 거래소 이동 지원금 지급, 거래지원 코인 확대 등을 전개했다. 심지어 ▲롯데시네마와 CGV ▲GS25와 CU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등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들까지 동원해 동시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같은 전략으로 빗썸 점유율은 연초 50%포인트대 격차에서 30%대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비용 부담은 컸다.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만 1346억원을 지출했다. 반기보고서 기준 유동자산은 1조7954억원이지만, 회원예치금 1조5384억원을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2570억원에 불과하다. 재무적 대응 여력이 상당히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WLD 효과는 빗썸 전략의 일정 부분 성과를 입증했다. 일각에서 '부실 상장' 비판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 선택지를 넓히며 점유율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빗썸 관계자는 "국내 타 가상자산 거래소 대비 신규 가상자산 거래지원을 꾸준히 추진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WLD 같은 가상자산이 점유율 반등의 엔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투자 데이터를 제공한 결과가 맞물려 고객들이 유입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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