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빗썸이 트럼프家의 블록체인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과 손을 잡았다. 트럼프 브랜드를 이용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WLFI의 한국 시장 진출과 빗썸의 해외 시장 공략 움직임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자세한 협업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빗썸이 WLFI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1'의 아시아 유통과 결제를 맡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미 해외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써클의 USDC(유에스디코인)의 대대적인 유통을 맡으며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빗썸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거래소가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입지는 이미 보유, 아시아 시장도 중요"
잭 포크만 WLFI 공동 창립자는 23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KBW2025'에서 "WLFI가 발행한 가상자산 WLFI와 USD1은 업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ICO(가상자산 공개)를 진행했다"며 "KYC(고객확인제도)와 AML(자금세탁방지)를 갖춘 디파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비판도 받았지만 결국엔 지니어스 법안(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에 가장 부합하고 크립토와 웹3 기술을 전통 금융에 도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됐다"고 치부했다.
이어 "WLFI는 미국 내 상당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 휴대폰 기술은 항상 서구보다 앞서 있기에 한국·홍콩·싱가포르 등 어느 곳이든 회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인구에 비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글로벌 2위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WLFI는 가상자산 시장 규모 1위 미국에서는 두각을 보이고 있으나 아시아권에서는 영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USD1을 유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편견 없이 모든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가상자산 부문에서 규제 당국과 대화하고 채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위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번 주 놀라운 파트너십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LFI는 지난 22일 빗썸과 신사업 발굴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빗썸을 이용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이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빗썸, 글로벌 시장 확장 파트너로 WLFI 낙점
빗썸은 이전부터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수입이라는 단순 매출 구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업비트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것만으로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맥락은 WLFI의 전략과 맞아떨어졌다. WLFI는 자사 블록체인 사업 영향력을 아시아 시장에 확장하기 위해 아시아권 국가에서 USD1 유통과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거래소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결제 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었다. WLFI가 빗썸을 아시아 USD1 유통처로 활용하고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험을 진행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WLFI의 USD1을 적극 유통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써클의 USDC(유에스디코인)를 유통하며 협업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달러 코인 USD1을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협업이 최근 빗썸이 추진한 베트남 거래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에서 달러 코인 결제가 불가능한 만큼 베트남에서 결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빗썸은 5곳의 시범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 움직임에 발맞춰 지분 투자 방식으로 베트남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WLFI는 USD1을 이용한 카드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잭 포크만 창립자는 "직불카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WLFI와 손을 잡으며 정치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코인의 국내 유통, 결제에 관한 법안은 현재 존재하지 않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부정적이다.
일례로 가상자산 분야에서 다양한 법안을 내놓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딜사이트가 개최한 블록체인 조찬 간담회에서 "달러 코인 침략에 맞서서 원화 코인 도입하려고 하는데 이 시기에 달러 코인 발행 업체하고 손잡는 것은 괘씸한 일"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빗썸은 "사업에 관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잭 포크만 창립자도 빗썸의 협력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하루나 이틀 후 보도 자료가 나올 예정"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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