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두나무의 올 상반기 부채 비율이 지난 1분기 대비 약 24%나 하락하며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는 부채 비율이 줄면 재무 건전성이 좋아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거래소라는 사업 구조상 부채 비율이 낮아진 것은 기뻐할 일이 아니다. 두나무의 부채비율 감소는 대부분 예수부채 감소였다. 예수부채 감소는 고객 예치금 축소를 의미해 거래소 업비트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채비율 개선 착시…실상은 고객예치금 감소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약 92%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22%에서 약 24% 줄었다. 부채가 줄었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로 부채의 의미가 일반 기업과는 다르다. 두나무의 부채는 기업 자체 차입금 외에도 고객들의 예치금인 예수부채가 있다.
두나무의 예수부채는 고객이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에 예치한 자금이다. 업비트에서의 거래를 위해 잠시 맡겨 둔 금액을 의미한다. 예수부채 감소는 고객 예치금 규모 축소를 의미하며, 이는 거래활동 위축 또는 투자자 이탈로 해석될 수 있다. 단순히 재무 건전성 강화가 아닌 영업활동 축소로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두나무는 예수부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말 8조531억원에 달했던 예수부채가 올해 상반기말 4조3608억원으로 46%가량 축소됐다. 그리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은 60%대다. 올해 초 70%대에서 10%p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2위 빗썸은 10%대에서 30%대까지 상승했다.
◆빗썸·해외로 떠나는 투자자…UDC통해 신사업 공개 방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최근 급변하고 있다. 한때 80%대 이상의 시장을 차지했던 업비트는 여전히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빗썸의 추격세와 글로벌 거래소의 공세가 겹치면서 기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빗썸은 내년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로만 1346억원을 투입했다. 업비트와 빗썸 간 점유율 격차는 50%p차이에서 30%p차이로 좁혀졌다. 빗썸은 거래소 이동 지원금, 공격적 전략 등을 앞세워 업비트 이용자를 흡수해 왔다.
해외 거래소로의 이용자 유출도 심상치 않다.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USDT(테더) 등 예치금에 대한 연간 이자 4~11%를 지급하고 있다. '바이낸스 페이'를 이용한 간편결제를 지원하며 USDC로 거래 시 0.04%라는 낮은 수수료를 책정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스테이킹 서비스, USDC 지급준비금 이자 수익 50% 제공, 선물 거래 등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결국 꾸준히 제기돼 온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상반기만 약 7875억원을 번 두나무는 업비트, 증권플러스를 포함한 수수료 매출 비중이 98%에 달한다. 약 42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수수료 중심 단순 사업 구조 탓에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NFT(대체불가토큰),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섰으나 대부분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이브 합작법인 '레벨스'는 지난해 약 1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하이브는 손을 뗐다. 최근 전개한 가상자산 렌딩 서비스 '코인 빌리기' 역시 당국 규제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외국인 가상자산 투자, 선물 거래, 렌딩 서비스 등이 규제에 묶여있어 거래소 신사업이 쉽지 않다"이며 "업비트가 최근 LCK 공식 스폰서십, 텔레그램 채널 개설 등을 추진한 것도 빗썸의 점유율 탈취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두나무 관계자는 "최근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신사업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UDC2025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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