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빗썸이 상장 작업을 위해 단행한 인적분할에는 수익 구조 개편 의도가 담겼다. 거래소 외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빗썸에이로 몰아넣어 전문성을 키우고 이를 통해 수익 구조 다양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현재 수수료 매출 비중이 99%에 달하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찾아 수익 구조 다양화와 확대를 이뤄야 한다는 절박한 속내가 반영됐다. 다만 빗썸에이가 빗썸 리스크를 함께 안아야 하는 만큼 비거래소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
빗썸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인적분할을 준비해 온 만큼 외부 자문을 여러 차례 받았으며 지배구조 정비에 공을 들였다. 신사업 안착을 위해서는 이정훈 전 빗썸 의장 동일인 리스크 해소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 빗썸에이, 부동산·종합투자 사업 본격 착수
28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다음달 22일 분할보고총회와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빗썸에이 출범을 위한 기반 작업에 돌입한다. 총회에서 빗썸에이 대표를 확정하고 오는 23일 분할 등기를 신청할 예정이다. 분할신설회사 빗썸에이에 관한 상장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빗썸에이는 분할 비율 약 56:44로 빗썸으로부터 분리됐다. 자본금은 발행주식 수 187만6567주에 액면가 5000원을 곱한 약 94억원 규모다. 현재 공개된 모집가액은 33만433원으로 자본총계는 약 62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신주 발행으로 얻게 되는 주식발행초과금은 약 5900억원이다. 이를 제외하고 남은 약 200억원은 기존 임직원들에 대한 스톡 옵션이다.
빗썸에이는 일단 해외 부동산 개발과 금융투자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로 ▲아시아에스테이트 ▲아이씨비앤코 ▲빗썸파트너스를 두게 됐다. 아시에스테이트는 베트남 다낭에 있는 골드샌드 리조트와 호이안 스파를 인수해 철거한 후 리조트 사업을 진행한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 임태성 대표가 이끄는 빗썸파트너스(구 빗썸메타)는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과 블록체인, AI 등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다. 아이씨비앤코는 회사 자금 운용과 투자 경영 컨설팅을 담당한다.
빗썸에 남아 있는 반장프렌즈·빗썸나눔·빗썸서비스·비티씨아이제1호2021벤처투자조합·아르카랩 등 기업들은 2027년까지 빗썸에이로 완전 이전될 계획이다.
◆ 수수료 중심 사업 구조 탈피…핵심은 기존 리스크 제거
빗썸은 인적분할을 통해 수수료 중심의 단순 사업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수료 사업만으로 대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지만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시장 점유율 1위 업비트 점유율을 뺏어오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신규 회원 유치 이벤트, 거래소 이동 지원금 지급 등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출혈도 상당했다. 업비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50%대에서 30%대까지 줄였으나 올해 상반기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만 합쳐 약 1346억원을 지출했다.
빗썸이 신사업 발굴 카드를 꺼낸 배경이다. 인적분할로 비거래소 사업에 집중하는 법인을 신설해 전공인 거래소 사업과 신사업 전문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빗썸에이는 빗썸으로부터 분할됐기에 기존 빗썸이 가지고 있던 리스크도 그대로 공유할 수 밖에 없다. 빗썸의 모회사인 빗썸홀딩스는 복잡한 지배구조와 대주주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지배구조 재정비로 경쟁자를 하나둘씩 제거했지만 2대 주주 '비덴트'가 대규모 횡령,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지 브랜딩 면에서 상당한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전 의장 개인 리스크도 그대로 전이된다. 총수로 지정된 이 전 의장은 과거 사법리스크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앞둔 만큼 투자자·시장·규제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정보공개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개인 소유 회사 '와이즈플래닛'을 통한 수백억대 개인, 친족 거래도 평판 리스크와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본연의 경쟁력을 평가받기 위해 인적분할을 결정했다"며 "사업 부문이 뒤섞여 있으면 추진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빗썸에이 대표이사는 아직 내정되지 않으며 공시된 모집가액은 향후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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