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엔씨소프트(엔씨)의 하반기 출시작 '아이온2'에 회사 명운이 걸렸다. 비용 효율화 전략으로 보릿고개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아이온2' 흥행 실패 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 IP의 힘이 빠지고 있는 상황에 신성장동력 확보가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엔씨의 올해 상반기 합산 실적은 매출 7427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668억원·346억원)보다 각각 2.88%, 41.33% 감소한 수치다.
최근 엔씨의 연간 매출을 봐도 쉽지 않은 시기다. 2023년 1조7798억원에서 2024년 1조5781억원으로 11% 이상이 줄었다. 기존 작들의 노후화와 TL 등 신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 조작으로 인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더구나 올 상반기 신작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으로 간다면 연매출 하락이 뻔한 상황이다. 특히 엔씨가 대부분의 신작 라인업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아이온2의 흥행 중요도가 커졌다.
엔씨의 매출 상당 부분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나온다. 문제는 대부분의 수익이 대표 지식재산(IP)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등 리니지 시리즈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아이온·길드워가 PC·온라인게임 매출을 이끌고 있다.
게임 매출은 출시 초기 급등한 후, 과금 패턴·이용자 유지에 따라 완만히 하락하는 구조다. 그동안 기존 흥행작을 업고 실적을 뒷받침해 왔다. 그러나 2023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리니지2M 등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실제 획득 확률을 조작하고, 이용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확률을 실제와 다르게 운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러한 논란을 시작으로 이용자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매출 구조에 반영되고 있다.
신작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2023~2024년 ▲쓰론 앤 리버티(TL) ▲호연 ▲퍼즈업 아마토이 ▲배틀 크러쉬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중 '배틀 크러쉬'와 '퍼즈업 아마토이'는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프로젝트M ▲택탄은 개발 자체가 중단됐다. 현재 서비스 중인 작품들의 경우 반등세를 이끌 만한 파급력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시점에서 차기작 라인업 중 아이온2 이상의 매출을 끌어낼 만한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신더시티(옛 LLL)'·'타임 테이커즈'는 슈팅,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서브컬처 장르다. 이들 장르는 성장 가능성이 높으나 MMORPG에 비해선 흥행 및 수익 장벽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최근 다수 게임사에서 PC·콘솔 장르에 도전장을 내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한 몫한다. 아이온2의 흥행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다.
엔씨는 올해 21회째를 맞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로 등판한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가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엔씨는 지스타 초창기 꾸준하게 지스타에 참여를 해왔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이 본격 열린 지난 2015년 이후 2022년까지 지스타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2023년 다시 지스타에 살짝 얼굴을 비췄지만 지난해 지스타에서도 엔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업계에선 엔씨가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나서는 이유를 아이온2의 대규모 마케팅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무분별하게 다각화 전략을 가동했다가 참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아이온2로 흥행 분위기를 예열한 후 차기작을 띄워 미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온2는 한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를 예고한 작품"이라며 "통상 지스타는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만큼 신작 출시 전 기선을 잡는 한편, 글로벌 출시 전 마지막 보완점을 찾기에도 제격"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지스타 참여도 참여지만 수익모델(BM)의 참신성이 아이온2의 흥행과 나아가 신뢰 회복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러 지적을 받은 경쟁적 과금 구조를 탈피하는 게 관건이다. 아이온은 출시 당시 정액제였으나 2018년 부분유료화 모델로 전환했다. 그러나 유료 아이템 중심 확률형 아이템 체계 및 VIP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과금 논란을 키웠다. 필수 아이템 구매 없이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엔씨는 오는 11일 게임의 주요 BM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종합하면, 주요 성장 요소는 뽑기가 아닌 인게임 파밍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병무 공동대표는 "플레이어 대 환경(PvE)에 초점을 맞췄고, 페이투윈(P2W·현금을 많이 쓴 사람이 게임에서 더 강해지는 방식) 요소는 과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페이투윈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익 창출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의 성과는 얼마나 적절한 BM을 구성하느냐에 달렸다"며 "배틀패스와 코스튬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나, P2W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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