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대응력 강화 일환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허태양 신임 HMGMA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미국 관세 리스크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등 대외 악재에 맞서 현지 생산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허태양 사장은 지난 2일 HMGMA 대표로 취임했다. HMGMA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 생산실장을 역임했다. 1970년생인 허 사장은 1995년 현대차 입사 이래 그룹 내 전략 기획 및 생산 조정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로 꼽힌다.
HMGMA 측은 "허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시에 들어선 HMGMA 최종 부지 선정 작업에도 참여했다"며 "허 사장이 '메타 프로' 일원으로 합류하게 돼 환영의 뜻을 표하는 것은 물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타 프로는 HMGMA 근로자를 지칭한다.
HMGMA 준공 반년 만에 사령탑이 바뀐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HMGMA는 연산 규모가 30만대에 이르는 친환경차 전용 생산 거점으로 2022년 착공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시작으로 준공 첫해인 올해 아이오닉 9 양산에 착수하는 등 공장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MGMA 설립 작업을 주도했던 권오충 전 사장은 허 사장에게 수장 바통을 넘긴 뒤 지난 달 말 33년간 몸담았던 현대차에서 은퇴했다.
현대차가 HMGMA 대표에 생산 전문가를 앉힌 배경에는 현지 거점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 실제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한 재무 타격을 완화하고자 HMGMA 생산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HMGMA 생산 지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데 지난 2분기 말 기준 HMGMA 공장 가동률(72.6%)은 전분기 대비 17.9%포인트(p) 상승했다.
무엇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생산전략을 총괄한 이력이 허 사장을 HMGMA로 이동시키는 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앨라바마 공장에서 축적한 생산 노하우를 HMGMA에 이식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 들어 준공 20년차를 맞은 앨라바마 공장은 현대차를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 발돋움시킨 핵심 기반으로 통한다.
허 사장 앞에는 '생산체계 전환'이라는 굵직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HMGMA는 현재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 중 하이브리드 양산을 목표로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춰나간다는 방침이다. HMGMA 생산 역량도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HMGMA가 생산할 하이브리드 차종으로는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거론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생산은 IRA 개정 여파를 최소화할 대응책으로도 부각되는 양상이다. 미국 정부가 이달 말부로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1043만원)를 지급해오던 세액공제 혜택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현대차가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비해 하이브리드 생산 볼륨을 키우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허 사장이 HMGMA 생산 전략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HMGMA가 하이브리드 대량 생산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 대부분 공급 중인 하이브리드차 생산 물량을 HMGMA로 이전하려면 국내 노동조합과의 협의가 필수인데 합의점을 도출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미국 시장에 출시될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은 차세대 시스템 'TMED-2'를 채용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TMED-2를 적용하려면 하위 부품 공급사들의 현지 공장 신설이 필요한 데다 현지 차량 생산을 위한 노조 합의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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