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MS오토텍이 오너일가의 개인 지분과 계열사 부동산 등을 담보로 내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가운데 실적부진에 빠진 자회사 명신이 그룹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블랙홀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명신은 최근 전기차 위탁생산을 접고 스마트물류·자동화 설비 중심으로 신사업 재편에 돌입하면서 기존 차입금 상환과 신사업 투자 재원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명신산업까지 자금 지원에 동원된 상황이라 사실상 그룹은 이번 1300억원 조달이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사실상 생존을 건 승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MS오토텍의 자회사 중 하나인 명신은 2019년 6월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하며 친환경 완성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 전환을 꾀했다. 당시 MS오토텍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한 뒤 미국 등으로 수출하려는 중국 업체의 물량을 명신이 위탁받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첫 고객사로 여겼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과의 프로젝트가 좌초됐고 후속 수주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사업 정상화에 실패한 명신은 결국 지난해 5월 완성차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이후 기존 자동차 부품 생산 역량을 유지하면서 스마트물류·자동화 설비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신은 지난 6년간 적자의 늪에 빠져 재무상태가 악화했다. 회사는 2018년까지는 매출 1651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부터 매년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매출 역시 2023년 1752억원에서 지난해 515억원으로 70% 이상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55억원까지 확대됐다. 재고자산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230억원이었다. 누적된 영업손실은 결국 결손금 확대로 이어졌다. 2023년 300억원 수준이던 누적 결손금은 1년 뒤 838억원으로 늘어났다.
명신이 흔들리자 그룹은 가용 자금을 동원해 연명 치료에 돌입했다. MS오토텍은 명신을 위해 수차례 채무보증에 나섰으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여금 방식으로 149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MS오토텍이 다른 자회사 채무부담도 짊어지고 있었던 탓에 재무 기반이 흔들리자 다음 차례로 그룹 캐시카우로 꼽히던 명신산업이 나섰다. MS오토텍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자동차 차체부품 전문 기업 명신산업은 2023년 자사 명의로 신용장을 개설해 명신의 운영자금을 대신 조달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 명신산업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 속에서 주요 고객사의 감산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4016억원에서 지난해 3569억원으로 약 11%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41억원에서 301억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그룹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여겨졌던 명신산업마저 흔들리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 여력은 상당히 고갈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는 MS오토텍의 사모사채 발행은 단순한 유동성 확보가 아닌 그룹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지에 가깝다는 평가다. 해당 자금이 조달돼야만 명신의 신사업 구상에도 힘을 실을 수 있으며 나아가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이번 자금 수혈이 그룹 전체의 미래를 떠안은 셈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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