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변화의 위기를 맞았다.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트렌드 전환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왔다. 완성차 업체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적인 판매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사의 경우 특정 완성차 업체에 매우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터라 외부 변화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상장 부품사들의 재무 현황과 추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명신산업이 올해 '연 평균 두자릿수 매출 상승' 고공 행진을 멈추고 역성장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이 한풀 꺾이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명신산업은 1982년 설립된 자동차 차체부품 전문 기업이다. 지주사격인 자동차 부품기업 '엠에스오토텍'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명신산업은 주로 '핫스탬핑 공법'을 적용해 생산한 차체 부품을 '테슬라'로 대표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핫스탬핑이란 약 950도에 이르는 고온으로 가열된 금속을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을 가리킨다.
◆ 상장 4년 만에 연간 매출 감소 유력…미·중 해외법인도 실적 뒷걸음질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명신산업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조6486억원, 177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1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명신산업이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실적 역성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상반기 누적 기준 명신산업의 매출액은 79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864억원)의 경우 31% 감소하면서 실적부진을 보이고 있다.
주요 해외 생산 거점들만 따로 떼어내봐도 실적 하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올 상반기 명신산업 중국·미국 해외법인 5곳의 합산 매출액은 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반기순이익(289억원) 역시 45% 줄어 실적 부담을 더했다.
명신산업이 한동안 고속 성장을 이어왔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4년 간 명신산업의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29%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물류난 등으로 사업상 어려움을 겪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도 매년 가파르게 늘었다. 2023년만 하더라도 영업이익(208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64% 뛰었다.
올해 전망대로라면 명신산업은 상장 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주행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명신산업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시기는 2020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장 당시 '따상(거래 첫 날 공모가의 2배로 거래가 시작돼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을 기록하는 등 주식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
◆ '테슬라' 매출 의존도 70% 달해…"하반기 미국 텍사스 제2공장 가동 관건"
명신산업을 실적 부진에 빠트린 주 원인으로는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인한 생산량 침체가 지목된다. 실제 올 상반기 명신산업이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와 거래해 올린 매출액은 5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명신산업 핵심 거래처로는 테슬라가 꾸준히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명신산업이 테슬라에 전기차 관련 부품을 납품해 거둬들이는 매출이 전체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30% 매출은 현대자동차·기아에 의존하는 구조다.
현대차·기아와는 2차 협력업체로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차체 제작업체인 1차 협력기업이 명신산업으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조립해 현대차그룹에 최종 공급하는 식이다. 테슬라로 통하는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와는 직납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명신산업의 실적을 일으킬 기대 요인으로는 미국 텍사스 제2공장 가동이 꼽힌다. 텍사스 2공장이 가동되면 현지 테슬라 기가 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사이버트럭'을 중심으로 부품 수주에 탄력이 붙어 명신산업 외형 성장에 기여한다는 논리다. 텍사스 2공장은 올 하반기 중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방 산업수요 둔화로 현대차·기아의 생산 증가율이 낮고 글로벌 전기차 업체 생산은 감소하는 흐름으로 보여진다"며 "명신산업 연간 실적도 기존 예상치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심원북미 법인의 텍사스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마이너스 성장률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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