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드림시큐리티'가 자사주를 전량 정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입한 지 1년도 채 안 된 자사주를 일부는 소각하고, 일부는 계열사 디지캡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에 대한 선제 대응이란 분석과 함께, 실질 지배력 강화를 노린 포석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 278만9332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상장 주식수 대비 5.5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소각 예정일은 이달 8일이며, 소각이 마무리되면 드림시큐리티는 단 한 주의 자사주도 보유하지 않게 된다.
드림시큐리티의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드림시큐리티가 보유 중이던 자사주 대부분이 매입 시점으로부터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림시큐리티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모두 4차례의 신탁계약을 통해 확보한 물량이다. 처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지난해 8월로, 올해 2월까지 약 102만주를 매입했었다.
무엇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드림시큐리티 측은 "자사주 활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조치는 전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들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잇따라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일정 기한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부담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소각과 함께 매각도 병행했기 때문이다. 드림시큐리티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보유액은 36억원에 불과했다. 자사주를 100% 소각할 경우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 100만주를 지난달 29일 35억원에 매각했다.
주목할 부분은 자사주 100만주의 매각 대상이 디지캡이라는 점이다. 드림시큐리티가 자사주를 매각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디지캡에 자사주를 양도한 바 있다. 당시 드림시큐리티 자사주 50만주(0.99%)를 17억원에 처분했었다. 이번 매각 건을 포함해 드림시큐리티가 디지캡에 넘긴 자사주는 총 150만주(상장주식수의 2.96%)다.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 매각 이유에 대해 드림시큐리티는 중장기적 경영 전략에 따른 협력 목적의 매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를 사업 목적으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 2021년 통신 및 사물인터넷 솔루션 서비스를 영위하는 유엔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 당시 드림시큐리티 자사주 52만4540주와 유엔젤 자사주 39만5000만주를 교환했다.
그러나 접점이 없던 유엔젤과 달리 디지캡은 드림시큐리티의 계열사다. 드림시큐리티는 자회사 한국렌탈을 통해 디지캡을 지배하고 있다. 더욱이 주식 교환이 아닌 단순 매각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를 디지캡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현금 수취는 물론 최대주주인 범진규 드림시큐리티 대표의 실질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디지캡은 현금 유출만 발생한 상황이다. 디지캡이 드림시큐리티로부터 자사주 150만주를 매입하며 쓴 현금은 총 52억원이다.
딜사이트는 계열사인 디지캡에 자사주 전량 정리한 이유와 일부를 디지캡에 매각한 결정에 대해 묻고자 드림시큐리티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IR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말했다. 답변 가능한 담당자와의 연결 요청에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캡 관계자는 "드림시큐리티 자사주를 매입한 결정은 경영진 쪽에서 결정한 것이다 보니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이 어렵다"고 답했다. 중장기적 경영전략 따른 협력에 대해서는 "드림시큐리티와는 그룹사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며, 향후 이런 것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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