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헥토파이낸셜'이 상장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각해 눈길을 끈다. 자사주 매입을 주주가치제고의 핵심 수단으로 삼아왔던 이전과 정반대 행보라서다. 더욱이 헥토파이낸셜이 자사주 매입을 지양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파악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염두에 둔 결정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헥토파이낸셜은 최근 자사주 70만주를 시간외 거래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82억3780만원이다. 매각 대상은 해외 투자자로, 매각 물량은 보유 자사주(111만7687주)의 62.62%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체주식수 대비 11.82%(111만7687주)였던 자사주 비율은 4.4%(41만7687주)까지 하락했다.
헥토파이낸셜이 이번에 매각한 자사주는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물량으로 보인다. 앞서 헥토파이낸셜은 상장 해인 2019년 10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5번의 신탁계약(97만463주)과 한 차례 직접 취득(29만708주) 방법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직접취득한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성과금 용도로 처분했을 뿐,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자사주는 보유만 해왔다.
자사주는 매입 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주환원 효과가 있다. 유통 주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헥토파이낸셜이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주주환원 효과가 희석된 상황이다. 더욱이 자사주 매입을 되도록 지양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확인된다. 사실상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 정책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다.
헥토파이낸셜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유통 주식수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자사주 매각 직전일인 이달 16일 기준 최대주주인 헥토이노베이션의 주식 보유분과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제 유통 주식수는 453만주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주식수(945만주)의 절반 수준이다.
자사주 매각으로 70만주가 시장에 유입됐지만, 유통 주식수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사주 매각 마지막 날인 이달 19일 기준 유통 주식수는 523만주에 불과하다. 현 상황에서 무상증자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헥토파이낸셜은 자사주 매각 배경의 또 다른 이유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 확보를 꼽았다. 자사주 매각 대금을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매각할 만큼 헥토파이낸셜의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진 않은 상태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175억원이다. 이른바 줄 돈인 서비스예수금(1462억원)을 제외하더라도 현금 보유고는 713억원에 달한다. 반면, 총차입금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자금 투입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까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헥토파이낸셜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사업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사업자와 지급결제 제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시행될 것을 염두에 둔 선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보유 중인 자사주를 강제로 소각해야 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자사주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헥토파이낸셜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각은 유통 주식수를 늘려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신사업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며 "투자재원의 활용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식 유동성 확대를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 검토하고 있으나 무상증자나 자사주 추가 활용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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