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헥토이노베이션'이 블록체인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월렛원 지분 47%를 전격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타법인 인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만큼 의외의 결정으로 평가되지만,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확보와 스테이블코인 사업 본격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각했던 헥토파이낸셜이 아닌, 헥토이노베이션이 월렛원 인수 주체로 나섰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수는 월렛원의 지갑 기술과 그룹 내 결제 인프라를 결합, 신사업 시너지 창출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헥토이노베이션은 월렛원 주식 32만6429주(47.15%)를 92억8683만원에 인수했다. 주당가액은 2만8449원이며, 지분 취득 예정일은 이달 12일이다.
이번 월렛원 인수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헥토그룹은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타법인 인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관련 사업자와 전략적 협업 정도를 고려했다. 실제로 지난 5월 헥토이노베이션 측은 딜사이트의 사업다각화 목적의 타법인 지분 인수 계획 질의에 "(계획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헥토이노베이션의 이번 행보는 VASP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VASP 라이선스는 가상자산 지갑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필수적이지만, 신고제임에도 인가제처럼 운영되어 취득이 쉽지 않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VASP 확보를 위해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은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헥토이노베이션의 계획 또한 월렛원 인수를 통한 VASP 라이선스의 내재화다. 월렛원은 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API형 지갑 솔루션 옥텟 스테이블을 통해 USDC·USDT 등 스테이블코인 입출금을 지원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스타벅스 등과 협업한 경험도 있어 헥토이노베이션의 신사업 진출에 기술적·레퍼런스 측면에서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수에서 주목할 점은 헥토파이낸셜이 아닌 헥토이노베이션이 주체라는 것이다. 헥토파이낸셜은 지난 6월 자사주를 매각해 200억원을 확보하며 신사업 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헥토파이낸셜의 현금 보유고는 2334억원으로, 고객 예수금을 제외한 현금은 221억원이다. 여기에 자사주 매각대금을 더하면 421억원이다.
게다가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건 결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헥토파이낸셜이다. 헥토파이낸셜은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인 열매컴퍼니에 투자계약증권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헥토이노베이션의 경우 개인정보 보안 및 인증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회사가 직접 나선 것은 그룹 차원의 전사적 신사업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헥토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월렛원 인수에 대해 "헥토그룹은 특정 한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헥토이노베이션은 각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그룹의 중심축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는 높은 보안 수준과 B2C 플랫폼 경험이 동시 요구되는 분야로, 헥토그룹 내 헥토이노베이션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 최적화돼 있다"며 "헥토파이낸셜은 모회사인 헥토이노베이션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공략을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헥토파이낸셜은 자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유통에 참여하고, 해외 결제 허브망 구축 등 사업 확장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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