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SK렌터카가 오는 8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 품에 안긴지 1주년을 맞는다. 당초 시장에서는 새 주인을 맞은 SK렌터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 상 SK렌터카의 현금 곳간이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SK렌터카는 지난 1년 동안 오히려 재무체력을 강화한 모습이다. 각종 비용 효율화와 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데다, 호실적에도 어피니티로의 배당을 중단하며 현금 유출을 최소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 신평사들, 등급 'A/안정적' 유지…"시장 지위·재무융통성 우수"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신평사) 3사가 실시한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한국기업평가는 SK렌터카에 대해 "업계 2위로 시장 지위가 우수하고, 수익성이 양호하다"며 "레버리지 배율과 재무융통성, 유동성 대응력이 우수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우수한 시장 지위 등을 근거로 삼으며 기존과 동일한 등급을 부여했다.
앞서 신평사들은 SK렌터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니티가 선정된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3월 이후 SK렌터카를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당시 매겨진 SK렌터카 신용등급에 유사 시 그룹사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1노치(notch) 상향됐다는 이유에서다.
신평사 3사는 어피니티가 SK렌터카 인수 대금을 모두 지불한 지난해 8월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그룹 게열사에서 제외된 만큼 재무적 불안 요소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평사들은 "SK렌터카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됨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며, 현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추가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SK렌터카에 대한 최근 신평사들의 정기평가 결과는 회사 입장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신용등급을 유지했다는 이면에 추가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이유에서다.
◆ 업계 2위 사업자, 중고차 매각이익 대신 재렌탈로 수익 강화
SK렌터카가 신용등급 방어에 성공한 주된 배경에는 견조한 사업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또 렌탈 차량 운용 전략을 수정하며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자체 공장 확보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예컨대 SK렌터카의 등록대수는 올 1분기 말 총 19만5103대로 집계됐다.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15.5%로 2위다.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의 지분 격차는 지난해 말 5.1%포인트(p)에서 4.9%p로 좁혔다. 또 SK렌터카의 월평균 장기렌트 운행률은 98%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며, 단기 렌트 운행률 역시 65%에 이른다. 2020년 기준 62만원 꼴이던 렌터카 대당 월평균 매출은 지난해 말 71만원으로 15% 가량 인상됐다.
특히 SK렌터카는 중고차 매각 수요와 단가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해 렌터카 운용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중고차 장기렌탈 사업 진출에 따라 매출은 축소됐지만, 재렌탈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가 이익 강화에 기여했다. 또 SK렌터카는 올 2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천안 소재의 '오토 아레나'를 매입한 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장 'SK렌터카 오토옥션'을 오픈했다. 회사는 오토옥션으로 중고차 관련 수수료, 중고차 보관을 위한 임차료, 물류비 등의 제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SK렌터카는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매출 3575억원과 영업이익(조정) 3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숫자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1.1%로, 전년 동기(9.8%)와 비교할 때 1.6%p 상승했다.
◆ 어피니티, 배당 수취 'NO'…재무체력 강화
주목할 부분은 어피니티가 SK렌터카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SK렌터카가 피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연결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현금성자산은 전년 동기보다 341.1% 늘어난 4299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 재원이 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의 경우 10.7% 가량 불어난 2749억원으로 나타났다. SK렌터카가 넉넉한 현금 재원을 확보한 만큼 어피니티가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어피니티는 SK렌터카의 현금 창구에 손을 대지 않았다. SK렌터카는 배당을 멈추면서 한층 견고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올 1분기 말 부채비율은 32.5%p 하락한 557.4%로 나타났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소폭 떨어진 69.1%였다. 아울러 레버리지배율은 7배에서 6.6배로 완화됐다.
아울러 SK렌터카는 대주주 변경에 따라 갚아야 하는 사채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덕분에 현금 비축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SK그룹 계열 제외 영향으로 기 발행 회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하는 리스크와 맞닥뜨렸다. 당초 6000억원 상당의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과 달리 실제 상환 청구액은 약 10분의 1 수준인 570억원에 그쳤다.
한편 SK렌터카의 추후 경영 환경은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기평 측은 "대기업과 오토리스 업체들의 장기렌트 시장 참여로 인한 가격 경쟁과 고금리 시기에 조달한 차입금의 이자비용 등은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으며, 나신평 측은 "대주주 변경에 따른 사업 및 재무전략 변동이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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