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남양유업이 눈에 띄는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실적 반등과는 달리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 축인 지배구조 개선에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약 2년 간의 기존 오너일가와 한앤코 사이의 법적분쟁을 거쳐 지난해 1월 한앤코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한앤코는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경영진 교체, 오너일가 중심 조직 해체, 이사회 재구성 등 다방면의 개혁을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이 같은 경영 정상화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남양유업은 2020년 이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뒤 2022년 868억원까지 손실이 커졌으나 지난해 98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0년부터 적자를 기록해왔지만 작년 2억5000만원의 이익을 내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과는 달리 지배구조 개선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 실제 남양유업이 지난 5월 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15개 핵심 지표 중 단 4개 항목만을 충족해 준수율이 26.7%에 그쳤다. 이는 2023년 보고서 발간 당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주요 식품기업 평균인 40~60%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작년 지배구조(G) 부문 등급도 2년 연속 'C'에 머물렀다.
특히 주주보호 관련 항목은 전면 미준수 상태다. 주주총회 소집 공고는 권고 기준인 4주 전이 아닌 3주 전에 이뤄졌고 전자투표 제도도 도입되지 않았다. 주총 일자 역시 집중일에 몰려 있어 주주 편의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사회 구성 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한앤코 회장이자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인 윤여을 대표가 맡고 있어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도록 한 권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또한 이사회 전원이 남성으로 성별 다양성 기준 역시 미충족 상태다.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 견제 관련 항목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와 인사보상위원회는 모두 한앤코 인사로만 구성돼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내부감사 지원 조직은 인사 평가나 이동에 대한 권한이 없고 회계나 재무 전문가도 포함돼 있지 않아 실질적인 자율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이전 오너체제에서 기업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고 한앤코도 이를 의식해 내부 체계 정비에 나름대로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내부 개편에 더해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한 지배구조 기준까지 충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일부 항목에서는 이러한 노력과 맞닿은 이행 움직임도 나타난다. 위험관리 정책 운영과 주주권익 침해자에 대한 임원 선임 제한 등 핵심 리스크 대응 중심의 기준들은 비교적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 과거 오너일가와의 경영권 분쟁과 소비자 신뢰 훼손 등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2024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진이 새롭게 꾸려진 이후 이전 경영진의 비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를 위해 준법·윤리경영 체계를 정비하고 관련 조직과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제도 개선에 앞서 자사주 매입·소각, 액면분할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준수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