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태블릿이 있다면 어떨까.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바로 그 질문에 가장 이상적인 답을 제시한다. 두 번 접었을 때는 스마트폰처럼 갖고 다니다 펼치면 생산성 기기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펼치면 얇은 두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세 개의 패널로 구성돼 있는데, 각 부분에 따라 두께가 다르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4.2mm, 측면 버튼이 있는 디스플레이는 4.0mm, 심카드를 넣는 트레이가 있는 패널은 3.9mm로 가장 얇다. 두께뿐 아니라 무게도 제각각이다.
이는 두 번 접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다. 제품을 펼친 후 다시 접을 때 왼쪽을 먼저 접고 그다음에 오른쪽을 접게 된다. 왼쪽은 한 번만 접으면 되지만, 사실상 오른쪽은 접을 때 두 개의 패널을 다 덮어야 한다. 이에 각 패널의 밸런스를 맞추고 정밀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패널 두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폴더블폰 사용자의 가장 큰 걱정인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세심한 설계도 눈에 띈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접으면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붙지 않는 점을 알 수 있다. 언뜻 보면 디자인이 잘못됐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의도된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끼리 딱 붙어 있으면 접거나 펼칠 때 디스플레이 파손의 우려가 크다. 이에 의도적으로 접었을 때 사이가 벌어지게 했다.
또한 제품을 떨어뜨렸을 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설계도 눈에 띈다. 패널 끝 부분에 돌기처럼 작은 댐퍼가 나와 있는데 제품이 충격을 받을 때 내측 부분이 직접적으로 디스플레이를 가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다.
양쪽 힌지의 두께도 다른데, 두 패널을 모두 감싸는 힌지를 보면 첫 번째로 접는 왼쪽에 있는 힌지보다 두껍다. 두께만 두꺼울 뿐 아니라 구조와 설계도 다르다. 두 번 접는 과정에서 디스플레이가 받을 스트레스를 고려해 각 디스플레이 층에 최적화된 소재와 설계를 채택했다.
뒷 부분 커버도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소재를 사용했다. 유리섬유와 기타 소재를 섞어 만들었는데, 새로운 방식의 설정값으로 소재를 가공해 만들었다. 해당 소재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에 최적화된 소재이지만 향후 확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혹여라도 제품을 반대 방향으로 접게 되면 강한 진동과 함께 화면에 '접은 화면을 열고 다른 쪽 화면부터 접으세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럼에도 끝까지 접어봤다. 그러나 접혀진 부분이 맞물리지 않아 두 번 접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제품을 오래 사용하려면 올바른 방향으로 접는 걸 권장한다.
다시 한번 제품을 펼치면 10형의 태블릿 크기의 대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3개의 패널로 구성된 만큼 각 화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유튜브를 보는 동시에 메시지를 확인하고, 나머지 화면으로는 갤러리 사진을 둘러보는 게 가능해진다. 앞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태블릿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태블릿과는 다른 '사용성'을 제공한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다만 갤럭시Z 시리즈에서 사용 가능한 플렉스 모드는 제공하지 않는다. 플렉스 모드는 힌지가 접힌 자세를 유지할 때 센서가 반응해 적절한 위치로 애플리케이션의 레이아웃을 조정하는 모드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갤럭시Z 폴드·플립처럼 한 면을 접은 상태에서 패널이 고정되지 않는다. 이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콘셉트가 10형 대화면을 온전히 사용하는 경험을 중점에 뒀기 때문이다. 펼쳐서 사용할 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내구성에 중점을 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10형 대화면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은 바로 태블릿에서만 제공되던 덱스(Dex) 모드다. 덱스 모드는 PC처럼 한 번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창으로 띄우거나 기기를 외부 디스플레이나 마우스, 키보드 등과 연결해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별도로 판매하는 거치대가 달린 케이스 혹은 거치대와 블루투스 키보드만 있으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모니터와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마치 두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듯 제품 화면에 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옆으로 밀어 모니터에 비춰지도록 하거나 그 반대의 작업도 가능하다. 자리에서 모니터를 보며 작업하다 자리를 옮길 때 갤럭시Z 트라이폴드만 챙기면 나머지 작업을 이어서 할 수 있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체험하면서 든 생각은 폼팩터의 혁신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두 번 다 안으로 접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이라고 했을 때 현실적으로 가능한 설계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면서 의문이 한 번에 해소됐다.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도 느껴졌다. 두 번 접혀진 폰도 안정감 있게 느껴졌지만 완전히 펼쳤을 때에도 세 개의 패널이 견고하게 고정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의 패널로 이뤄진 태블릿의 안정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었다.
관건은 시장의 반응이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의 가격은 359만400원으로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이다. 기본 제품 구성으로 카본 실드 케이스, 45와트(W) 고속 충전기, 데이터 케이블이 포함돼 있는데다 1회에 한해 파손수리비 50%를 지원하지만 그럼에도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가격이다. 국내 초도 물량이 3000대 규모로, 자급제 방식으로만 판매된다는 점도 허들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스페셜 에디션'으로 대량 생산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 이는 일단 소량을 출시해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한편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 폼팩터 혁신으로 폴더블폰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측은 후속작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갤럭시Z 트라이폴드로 시장을 리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사용성이 시장 안착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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