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KT&G가 부동산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캐시카우'로 통하던 부동산이 수익성 둔화로 오히려 실적을 짓누르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본업과 주주환원에 무게를 두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특히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은 담배사업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고스란히 재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KT&G는 2010년대 중반부터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왔다. 서울 을지로타워 인수를 비롯해 경기도 과천 지식산업센터, 인천 청라 의료복합타운 개발사업, 스타필드 수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외형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동산부문은 오히려 실적에 부담을 주는 사업으로 바뀌었다.
실제 KT&G 부동산 부문은 2021년 매출 7181억원, 영업이익 282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실적이 꾸준히 하락해 2023년에는 각각 5502억원, 691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3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줄었고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KT&G는 최근 전략을 바꿔 부동산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자산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KT&G 주주가치 제고안에 따르면 총 57건의 유휴 부동산과 60건의 금융자산을 매각해 약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산을 정리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매각은 이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KT&G는 지난해 성남 분당타워를 1247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과 을지로 KT&G 타워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올해는 부동산 20곳과 금융자산 9건이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으며 현재 세종타워 P2·P3, 대구빌딩, 중부산 부지 등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KT&G는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본업인 담배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담배부문이 여전히 실적을 견인하는 주력사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은 3조9056억원으로 전체의 6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KT&G는 특히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에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생산기지 확충에 따른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2022년 2414억원에서 2023년 4728억원, 올해는 7675억원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약 7100억원이 건설 중인 자산에 투입된 상태다.
KT&G는 당초 2023년 11월 발표한 중장기 계획에서 2027년까지 총 3조5000억원을 설비투자에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투자 전략을 효율화하며 이를 2조4000억원으로 31% 감축했다.
투자 총액은 줄었지만 글로벌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오히려 강화된 모양새다. 회사는 이미 운영 중인 러시아와 튀르키예, 이란공장 외에 지난해 카자흐스탄공장을 완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2·3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다.
KT&G는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2027년까지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를 발행주식 총수의 20%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올해 2월 보유 자사주 330만주(약 3600억원 규모)를 소각하기도 했다.
KT&G 관계자는 "자산 매각은 본업 경쟁력 강화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염두에 둔 전략"이라며 "특히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지난해 환원율이 100%에 가까웠고 올해도 약 6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예정하고 있다. 배당까지 포함하면 총 환원 규모는 1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