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국내 전자담배시장 주도권을 놓고 한국필립모리스와 KT&G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앞서 시장을 개척한 한국필립모리스가 토종 기업 KT&G에 선두를 내준 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불과 1%포인트(p)에 그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중저가 신제품으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재편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4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전용 스틱 '센티아(SENTIA)'를 4500원에 출시했다.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테리아(TEREA)'(4800원)보다 300원 낮은 가격이다. 과거 4500원이던 히츠(HEETS)를 지난해 5월 단종하고 테리아로 라인업을 상향 조정했던 한국필립모리스는 다시 중저가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지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점유율 회복을 위한 가격 경쟁력 강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KT&G도 맞불을 놓았다. 이달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스틱 '핏(Fiit)' 8종 가격을 기존 4500원에서 4300원으로 200원 인하하기로 했다. 핏 출시 당시였던 2017년 수준으로 가격이 회귀한 것이다. KT&G 측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격 선택지를 제공하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필립모리스의 가격 전략에 대응한 측면이 크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인하를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자담배 스틱에는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개당 3000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제조사가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 JTI코리아는 이달부터 '메비우스'와 '카멜' 등 담배 제품 9종의 가격을 최대 200원 인상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필립모리스와 KT&G의 정면승부는 점유율 사수전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첫 해 시장 점유율은 80%, 스틱 점유율은 87%에 달했다. 그러나 2018년 KT&G가 '릴(Lil)' 시리즈를 선보이며 추격에 나서자 판도가 바뀌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점유율은 2019년 72%로 하락했고, KT&G는 같은 해 18.9%였던 점유율을 2021년 42%까지 끌어올렸다. 2022년 1분기에는 KT&G가 1위에 올라 지금까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필립모리스는 공식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는 2024년 4분기 기준 한국필립모리스가 약 44%, KT&G가 약 4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불과 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KT&G가 앞서고 있다.
이에 한국필립모리스는 점유율 반등을 위한 마케팅과 가격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여력도 확보한 상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23년 매출 7905억원, 영업이익 105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매출 8333억원, 영업이익 113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스틱에 부과되는 높은 세금 구조를 고려하면 제조사 입장에서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최근 양사의 움직임은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 시장 주도권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테리아 출시는 가격경쟁을 겨냥한 조치보다는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제품군을 보완하려는 의도"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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