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국내 토종 담배기업 KT&G가 미국 1위 담배 제조사 알트리아(Altria)와 손잡고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기업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세가 빠른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신속히 진입, 차세대 담배제품(NGP)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KT&G는 올 9월23일 알트리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스웨덴의 니코틴 파우치 전문업체 ASF를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대상은 ASF AG 산하 세 법인 중 실질적인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는 ASF 스톡홀름 AB와 ASF 오슬로 AS 두 곳이다. 양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두 법인의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며 총 인수 금액은 2624억원이다. KT&G는 약 1605억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며 자금은 보유 현금과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KT&G가 이번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코틴 파우치는 담뱃잎에서 추출한 천연 니코틴 가루를 티백 형태의 작은 주머니에 담은 무연 담배로,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아 궐련담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글로벌 담배 시장의 약 2.6%를 차지하며, 담배 카테고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진(ZYN)'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BAT의 '벨로(Velo)' 등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에 KT&G는 북유럽 시장에서 이미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니코틴 파우치 업체 ASF를 인수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ASF는 2019년 설립된 스웨덴 기반 니코틴 파우치 제조·판매 기업으로, 지난해 ASF AB 별도 기준 7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615억원) 대비 21.1% 성장했다. 주력 브랜드 'LOOP'는 아이슬란드 시장점유율 1위, 스웨덴 2위, 노르웨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ASF 인수로 KT&G는 차세대 담배 제품 라인업을 한층 넓히게 됐다. 지금까지는 KT&G는 NGP부문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 위주로만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이번 니코틴 파우치 시장 진출을 계기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KT&G의 NGP 부문 매출은 지난해 7840억원으로 전체 매출(5조 9095억원)의 약 13%를 차지했다.
또한 해외 매출 비중 강화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KT&G 담배사업부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1조4501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약 25% 수준인데 회사는 2027년까지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특히 니코틴 파우치의 글로벌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해외 매출 확대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G는 향후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북유럽 시장을 넘어 영국·서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까지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KT&G는 니코틴 파우치 사업 경험을 보유한 알트리아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알트리아는 글로벌 담배 브랜드 말보로의 미국 내 판매권을 보유한 미국 최대 담배 제조사로, 미국 궐련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 '온!(ON!)'을 보유한 헬리오스이노베이션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KT&G가 알트리아와 손잡은 것은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공동 투자로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알트리아의 니코틴 파우치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시장 외형 확대 및 신규 수요 창출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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