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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걸림돌은 해진공?…고민 깊은 산은
주명호 기자
2025.05.22 07:15:09
HMM 매각시 해진공 정체성 모호…2대주주 유지시 인수 더 어려워질 수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0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HMM 매각을 두고 한국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상화로 몸값이 커지면서 적정 원매자 찾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의 입장차가 매각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산은은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 정부 보유 지분을 모두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해진공은 지분 유지를 원하는 분위기다.

HMM 매각이 지연될수록 산은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BIS비율 하락은 곧 산은 본연의 역할인 기업금융 기능의 약화로 이어진다. 산은의 지원 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대폭 강화될 전망인 상황에서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부 부처간 이해관계를 조정할지 이목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의 총자본 대비 HMM 보유지분 총액(19일 종가 2만2550원 기준) 비율은 18%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산은은 지난 4월 7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HMM 보유 지분율이 기존 33.73%에서 36.02%로 상승했다. 이에 따른 보유 총 주식수는 3억6919만9297주다. 


산은은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 유상증자(650억원·1555억원)를 실시했다. 하지만 총자본 대비 HMM 보유지분 총액 비율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 HMM 주가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른 모습을 보이면서다. HMM 주가는 20일 기준으로 지난해말 대비 27.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산은의 BIS비율도 급격한 하락이 예상된다. 이른바 BIS '15%룰' 때문이다. BIS 규정상 자기자본 대비 15%를 넘어서는 특정기업의 지분가치에 대해서는 적용되는 위험가중치가 기존 250%에서 1250%로 급격히 커진다. BIS비율의 모수인 위험가중자산이 이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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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산은의 BIS비율은 13.90%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3%에 이미 근접했다. 15%룰 영향으로 산은의 BIS비율은 13%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을 가능성도 높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 주가가 2만5000원 수준에 도달하면 BIS비율 13%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BIS비율이 하락하면 산은의 자금 공급 여력도 줄 수밖에 없다. 기업금융 뿐만 아니라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KDB생명의 정상화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산은 역시 HMM의 조속한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단계적 지분 매각을 기본 방안으로 설정했다. 몸집이 커진 HMM에 대한 인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에서다.


문제는 HMM의 다른 대주주인 해진공이 매각 추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해진공의 정체성 때문이다. 해진공은 국내 해운사업을 재건한다는 목적에서 2018년 전략적으로 설립됐다. 해운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를 내세웠지만 근본적인 목표는 HMM(당시 현대상선)의 회생 및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런 만큼 보유 중인 HMM 지분을 모두 매각하게 되면 사실상 해진공의 존재가치가 희미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HMM을 팔면 해진공으로서는 할 일이 모두 없어지는 셈"이라며 "산은 입장에서는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도 (해진공은) 매각 후에도 2대주주로 자리를 지키고 싶어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하지만 인수자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은 뿐만 아니라 해진공 지분율도 모두 해소돼야 한다. 해진공의 HMM 지분율이 산은과 비슷한 수준인 35.67%에 이르고 있어서다. 높은 지분율로 인해 민간기업의 경영권 확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주주라도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해 인수매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산은 역시 이전부터 모든 정부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대선 이후 정부의 방향성이 HMM의 매각 속도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해양수산부와 HMM의 부산 이전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연내 매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HMM의 이전을 위해서는 사실상 정부 지분이 유지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산은의 BIS비율 하락 부담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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