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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검토 중→결렬"…한나절 만에 뒤집힌 입장
이세정 기자
2025.08.05 17:36:09
6개월 만에 딜 취소, 가격 놓고 의견차…'검토 중→결렬', 공식적 통보 시점 영향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5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제공=HMM)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 HMM이 추진하던 SK해운 인수 작업이 최종 불발됐다. 공시 당일 아침만 해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던 HMM은 같은 날 저녁 '결렬' 공시를 내며 입장을 번복했다.


시장에서는 시간상, 절차상 발생한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 SK해운 최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HMM에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지위 박탈 통보를 전달했지만, HMM으로 해당 내용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차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HMM, 하루 새 SK해운 인수 관련 상반된 공시


5일 해운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전날(4일) 오후 6시12분 "SK해운 일부 자산 인수 등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돼 거래상대방과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이날부로 최종적으로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오전 7시47분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우협 지위 박탈과 관련해 확정사항을 수령 받은 바 없다"고 밝힌 지 10시간여 만에 정반대의 소식을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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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HMM의 이 같은 공시 게재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조회공시는 한국거래소가 상장 기업에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있는지 묻거나,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한다. 일 경우 1~6개월 내 해당 사안에 대해 재공시하는데, 하루 사이 상반된 답변이 올라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나온다.


예컨대 HMM이 SK해운 인수건으로 처음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것은 올 2월 SK해운 인수 보도가 나온 직후다. 인수합병(M&A)의 경우 주가 변동성을 유발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에 HMM은 바로 다음날 SK해운 인수 우협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추후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과 6월, 8월 총 3차례에 걸쳐 재공시를 진행했다.


◆ 2월 우협 선정 후 협상 '지지부진'…결국 좁히지 못한 가격차


HMM의 SK해운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온 것은 4월부터다. 우협 선정 이후 실사와 가격 협상을 벌이는 과정이 지연되면서 본계약 체결까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해서다.


HMM과 한앤코의 협상 절차가 길어진 주된 요인으로는 애초 딜(Deal) 자체가 복잡했다는 점이 지목된다. SK해운 매각 건의 경우 원매자인 HMM이 LNG(액화천연가스)를 제외한 벌크·탱커·LPG(액화석유가스) 사업부만 분리 인수하다 보니 고용 조건과 가격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해운 M&A 일지. (그래픽=김민영 기자)

실제로 HMM은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 가격으로 1조~2조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한앤코는 SK해운의 전체 기업가치가 4조원대라는 점에서 이보다 높은 가격을 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은 오랜 기간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한앤코는 이달 초 HMM의 우협 지위를 박탈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코가 협상 결렬을 통보하면서 다른 원매자를 찾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여러 가지 쟁점을 다퉜는데, 결국 가격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 금요일 보도, 월요일 아침 첫 '공시'…한앤코 공식 통보 '재공시' 


HMM이 하루에 두 차례의 정정공시를 올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우협 지위 박탈 보도가 처음 나온 시점은 금요일인 이달 1일이다. 주말 동안 HMM의 SK해운 매각 무산과 관련된 소문이 불어나자, 어쩔 수 없이 월요일(4일) 아침에 정정공시를 올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절차상 이슈도 거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앤코가 HMM 측에 지위 박탈을 전달한 공식적인 시점이 4일 오후라는 것이다. 이에 HMM이 재차 재공시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SK해운(옛 SK마리타임)은 1982년 설립된 해운사다. SK그룹은 2017년 SK마리타임 해운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지금의 SK해운으로 떼 냈지만, 분할 1년이 채 되기 전에 SK해운을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내놨다.


한앤코는 2018년 12월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SK해운 대주주에 올랐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을 취득하는 방식이었다. SK해운이 또 매물로 나온 것은 2023년 3월인데, 몸값이 조단위를 훌쩍 웃돌면서 원매자를 찾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약 2년간 표류하던 SK해운 매각 작업은 올 들어 진전을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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