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밀리의서재가 최근 주주들의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가 이어지면서 기업 성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주주환원 확대를 비롯해 상품 수익성 극대화를 골자로 한 주주제안이 연이어 발송되면서 경영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진 상태다.
밀리의서재는 지속적인 실적·재무 개선에도 배당·자사주 관련 주주친화 정책은 전무하다. 이로 인한 주주·시장 불안감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밀리의서재가 최근 '단기 주주환원'이 아닌 '신사업 확장'에 배팅한 만큼 올 상반기 나올 청사진에 따라 시장 분위기 및 기업 성장성 향방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가 최근 거센 주주행동주의에 맞서면서 사업·수익성 제고와 주주환원 사이 비용집행 균형을 맞추려는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주행동주의는 2월 국내 자산운용사인 서울에셋매니지먼트가 밀리의서재에 주주환원책 강화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송하면서 본격화됐다. 밀리의서재가 독서플랫폼 시장점유율을 60% 이상 차지하고 있고 월구독 등 안정적 수익구조가 구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이 미뤄질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 3년 동안 매출·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매출의 경우 ▲2022년 458억원 ▲2023년 566억원 ▲2024년 726억원으로 연평균 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 42억원 ▲2023년 104억원 ▲2024년 110억원으로 연평균 76.7% 급증했다. 현금창출력 지표 중 하나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74억원 ▲2023년 96억원 ▲2024년 140억원으로 연평균 37.8%나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무차입 경영 등으로 유동비율 및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기준 각각 481.1%, 25.3%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했다. 수익·재무 개선세 속 주주환원에 투입되는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기준 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5%나 늘었지만 주주환원책은 여전히 전무한 상태다.
이에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내 밀리의서재 소액주주연대가 서울에셋을 공식 지지하기로 하면서 주주 결집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 연대는 3일 기준 312명의 주주가 모여 총 4.86%의 지분을 결집해 목소리를 키워 나가고 있다. 서울에셋이 밀리의서재 지분 1.8%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총 지분율이 6%대로 껑충 뛴 셈이다.
이들은 밀리의서재가 2023년 상장 이후 주주환원이 전무한 상태인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모회사 KT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치는 만큼 밀리의서재도 배당·자사주 정책을 확대해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성민 서울에셋 펀드매니저는 "모회사 KT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얻는 반면 밀리의서재는 실적 성장과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상장 후 한 번도 주주환원책을 시행한 바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밀리의서재가 시장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액주주 결집이 불가피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 밀리의서재는 3일 1만22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2023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2만3000원) 대비 47% 하락했다. 이 같은 주가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1년 동안 주가는 한 차례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행동주의는 상장 이후 성장 발판이 충분히 마련됐음에도 주주환원책이 전무했다는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과 주주가 보다 활발한 소통을 통해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주환원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자 밀리의서재는 최근 주주제안 측과 논의를 통해 "성장과 확장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공감대를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협력키로 하며 상황을 일단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품 수익성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KT 공급 상품 가격이 타 기업 공급가 대비 형평성이 떨어지면서 중장기 수익·성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밀리의서재 '액트' 소액주주연대는 2일 KT에 공급되는 월구독권 가격(1500원)이 일반고객 가격(9900원) 대비 과하게 저렴하다는 우려를 담은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정가서 20~30% 할인이 적용되는 기업간거래(B2B) 공급가보다도 4배 가까이 낮다는 게 연대 측 주장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KT에 공급되는 구독권 가격이 일반고객 및 기업간거래(B2B) 고객에 공급되는 상품가보다 크게 낮아 형평성 논란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 조건 재검토와 단가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회사 측에 전달한 상태"라며 "거래구조 재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밀리의서재 가격 정책은 KT에 치우쳐 가지 않는다"며 "타사들도 밀리의서재가 KT와 제휴하는 점을 뻔히 아는 이상 가격 형평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고 들어올텐데 이 과정서 문제가 있었다면 제휴 무산은 물론 공정위 제재까지 들어오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공급자 단가와 사용자 단가를 혼용하면서 비교대상인 일반고객 가격이 과대 계상된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밀리의서재처럼 제휴, 번들링(묶음판매) 중심 사업구조는 고객들이 실제 사용한 내역을 정산하는 사용자 단가를 주 지표로 삼는데 이 자체만 봐선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여지가 크지 않으며 B2B, B2C 등 각 사업 특성들도 다각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신사업 및 콘텐츠 확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단기 주주환원보다 성장투자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 중장기적으로 주주·기업가체 제고를 도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신사업 청사진 등은 이른 시일 내에 준비되는 대로 시장에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누적 가입자가 전년 대비 20% 늘어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오디오북, 도슨트북, 챗북 등 콘텐츠를 다각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도 다각 접목하며 시장 호평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으로 챗봇과 대화하듯 책을 읽을 수 있는 'AI 페르소나 챗봇'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편의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신사업 확장과 동시에 시장, 투자자와의 소통 접점을 확대해 IR(Investor Relations) 측면을 한층 강화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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