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이니텍의 매각이 사모펀드(PEF)들 간의 법정 다툼으로 번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로써 해당 딜의 초점은 자금 조달 여부에서 경영권의 향방으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PE와 로이·사이몬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없는 만큼 매각 진행은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1997년 설립된 금융보안 전문 기업 이니텍은 2021년 8월 KT의 자회사 KT DS에 편입됐다. 특별관계자인 에이치엔씨네트워크가 갖고 있던 지분 중 30%를 KT DS에게 넘긴 구조다. 최근 KT 그룹은 경영효율화 기조에 따라 중복 사업들을 정리하는 추세다. 이에 KT는 KT DS와 에이치엔씨네트워크도 지분 동시 매각에 나섰다.
지난 1월 22일 이니텍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거래에 관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 체결의 건'을 공시했다. 최대주주 KT DS와 특별관계자 에이치엔씨네트워크가 지분율 57%를 로이투자파트너스, 사이몬제이앤컴퍼니에 전량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당초 매매예정금액은 총 850억원이었다.
이는 공시 당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791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57%의 지분가치로 단순 계산해보면 399억원의 '웃돈'이 붙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니텍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861억원이다.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 34억원어치도 보유하고 있다. 로이·사이몬으로서는 이니텍이 보유만 자산만 확보해도 양수도 대금 대부분을 회수하는 게 가능해 이들로서는 '본전은 뽑는' 셈이다.
당초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시총 대비 프리미엄이 과도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4일 IB 업계에 따르면 이니텍은 지난달 28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대금은 총 841억45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 때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서울PE는 이행보증금 중 25억5000만원과 인수대금 중 150억원을 지불키로 했다. 이행보증금은 납부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다. 남은 인수대금의 200억원은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이, 로이·사이몬이 함께 5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서울PE와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이 합심해 주요 자금조달자로 나서기로 했다.
해당 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지난 2월부터다. 서울PE는 로이·사이몬이 주주 간 약정을 어겼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울PE와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이 자금조달자로 나서고 인수에 성공하면 서울PE가 단독으로 특수목적법인(SPC)를 운영하며 경영권을 행사하기로 했는데, 이를 어기고 자신들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이니텍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로이·사이몬은 곧장 반박에 나섰다. 로이·사이몬은 지난달 12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내용증명·공문을 보내 주주 간 약정서에 명시된 대로 서울PE는 주요 자금조달자일 뿐, 이니텍의 매수인들은 명백히 본인들이라고 못 박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PE는 12일 로이·사이몬을 상대로 사기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니텍은 로이·사이몬 측에 서서 서울PE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니텍은 서울PE와 협의한 바는 물론 계약 대상자 변경 논의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첨예하게 다투고 있는 만큼 딜 클로징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래 예정된 딜 클로징은 다음달 31일이었으나, 재판이 진행될 경우 해당 시점에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KT DS 측을 통해 여러 번 확인을 시도했지만 관계자는 "공시된 사항 이외의 내용은 추가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니텍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니텍이 매각 소식을 처음 알린 1월 22일(종가 3995원)부터 우상향하던 주가는 서울PE의 고소장 제출일인 이달 12일 6520원으로 장 마감했다. 이날 이니텍 주가는 2021년 이후 최고가인 694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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