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015년 인수할 당시 홈플러스는 이미 2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는데 여기에 MBK파트너스가 차입을 기반으로 한 무리한 인수구조를 택한 부분이 화근이 됐다.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 체제에서 홈플러스의 과도한 금융비용이 누적되며 결국 기업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았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인수로부터 촉발된 불가피한 결말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지배구조 변천사를 보면 위기의 원인은 분명하다. 1997년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에서 출발한 홈플러스는 IMF 사태를 거치며 1999년 영국 테스코에 인수됐다. 테스코는 2011년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이후 2014년 분식회계 논란과 대형마트 규제 강화, 실적 악화로 인해 2015년 매각을 결정했다.
새로운 주인은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였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당시 인수방식이 홈플러스 재무구조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가격은 6조원이었으며 MBK파트너스와 공동 투자자의 투자금은 3조2000억원(우선주 7000억 포함)이었다. 나머지 2조7000억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금융권 차입을 통해 조달됐다. 여기에 앞서 테스코 시절부터 남아 있던 고금리 차입금 1조3000억원과 단기 운전자금 차입 7000억원도 남아 있었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이후 천문학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6년 이후 2023년까지 누적 금융비용만 3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이 5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영업을 지속할수록 손실이 쌓이는 구조였던 셈이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우량 점포들을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총 16개 점포를 매각 또는 폐점했으며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으로 4조원 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핵심 점포 매각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이번 회생절차로 이어지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기업회생 신청을 두고 MBK파트너스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수 당시부터 부채 부담이 컸던 홈플러스를 무리하게 고가에 인수한 뒤 결국 금융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법원에 구조 요청을 했다는 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수년간 누적된 금융비용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선 결과"라며 "결국 MBK파트너스가 법원과 정부를 통해 부채를 탕감받으려는 구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인수 당시 재무상황은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 홈플러스의 부채는 2조원 수준이었으며 이 중 테스코로부터 빌린 1조3000억원과 단기 차입금 7000억원이 포함돼 있었다"며 "당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연 8000억원으로 차입금 이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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