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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등' HD현대일렉트릭, 한때 매각 추진
김규희 기자
2025.01.10 08:31:14
매년 수천억 적자 지속, 2020년 매각 시도…LS오너가 결단 지연에 '무산'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지난해 주식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 결과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9.6%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낙폭은 더 심하다. 1년 동안 21.7%나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부진한 증시 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살얼음판 같았던 증시 시장에서도 살아남은 종목이 있다. K전력의 신화 HD현대일렉트릭이다.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지난해 1년 동안 477%(8만100원→38만2000원) 상승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 상승폭은 작년 코스피에서 가장 높았다.


지금은 HD현대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이지만 불과 3년여 전만 해도 그룹의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HD현대그룹 입장에선 누적된 저가 수주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골칫덩어리일 뿐이었다. 현재 위치와는 천양지차다. 


놀라운 점은 HD현대그룹이 HD현대일렉트릭을 LS그룹에 매각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매각가도 합리적인 선에서 정해졌다. 하지만 마지막 하나의 산을 넘지 못했고 결국 딜은 무산됐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 작년 한 해만 주가 477% 상승, 최고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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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은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업체로 인공지능(AI) 개발 열풍 등으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미‧유럽 등에서 급성장을 이뤄내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덕분에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승승장구했다.


무리한 저가 수주로 수익률 악화에 직면했던 2018~2020년 주가는 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적자폭이 가장 컸던 지난 2019년 말 주가는 1만1550원으로 떨어졌다. 조석 대표가 부임한 2020년 7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연말 들어 주가는 1만6400원을 기록, 반등세를 보였다.


이듬해 영업이익이 9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충당금 영향 때문이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1년 4분기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해 충당금으로 815억을 반영했다. 실적 및 현금창출력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21년 말 주가는 1만9900원으로 올랐다.


2022년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북미를 중심으로 AI 개발 및 데이터센터 설립 등 열풍이 일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 공급자 우위 시장이 조성됐다. 고수익 중심의 선별 수주에 나섰던 HD현대일렉트릭은 기회를 붙잡았고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영업이익 13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후 실적과 주가는 파죽지세였다. 2022년 말 주가는 4만2500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넘게 뛰었고 2023년 말에는 8만2200원으로 약 2배 상승했다. 전년 대비 137% 증가한 영업이익 3152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지난해는 주가가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며 38만2000원을 기록했다. 상승률 477%로 작년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낸 종목으로 꼽혔다. 그 배경에는 영업이익 726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이 있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 불과 3년여 전엔 '골칫덩어리'…매물로 나왔지만 '흐지부지'


HD현대일렉트릭이 지금은 HD현대그룹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불과 3년여 전만 해도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저가 수주가 누적되면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HD현대일렉트릭 적자가 한창이었던 2020년 무렵 매각을 추진했다.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사업을 떼어낸 이후 줄곧 실적이 부진하자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HD현대그룹은 미래가 어두운 HD현대일렉트릭을 정리하고 활황 사이클에 돌입하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려 했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을 동종 업계 업체인 LS일렉트릭에 매각을 시도했다.


HD현대그룹이 내세운 논리는 단순명료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LS일렉트릭이 회사를 인수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논리였다.


LS그룹에서도 인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실무진 차원에서 매각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딜에서 가장 중요한 매각가에 대한 논의도 상당 수준 진척됐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HD현대그룹이 사업재편을 구상 중이었던 만큼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이 정리됐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LS그룹은 마지막 스텝을 밟지 못했다. 당시 딜 관련 안건이 LS그룹 윗선으로 올라갔지만 마지막에 오너의 결단이 계속 늦어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HD현대그룹은 계속해서 확답을 요구했지만 시간만 계속 지연됐다.


결국 HD현대그룹은 매각 의사를 철회했다.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HD현대일렉트릭의 손실이 계속 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HD현대그룹은 그룹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이자 관료 출신인 조석 대표를 HD현대일렉트릭 수장에 앉히는 등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조 대표는 유상증자, 자산매각, 감원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HD현대일렉트릭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HD현대그룹이 HD현대일렉트릭 손실 상당 부분을 손상처리하는 등 적정가격에 내놨었다"며 "마지막까지 LS그룹 쪽에 답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됐다면 대박 딜이 될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HD현대그룹은 당시 IB를 통해 매수의사를 전달받았다는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일렉트릭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당시 IB를 통해 매수자 측의 매수의사를 전달 받은 것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검토된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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