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포스코홀딩스의 100% 철강 자회사 포스코가 올해 당기순이익이 40% 감소했음에도 지주사에 88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첫 중간배당을 진행하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이 크게 증가했다. 포스코는 철강 시황 침체에도 지주사 배당수익의 69%를 책임지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철강 시황 침체로 인한 포스코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금 확대가 이어질 경우 영업이익률은 4%대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은 철강부문 자회사 포스코다. 포스코는 올해 총 8880억원을 포스코홀딩스에 올려 보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배당수익 1조2873억원 중 68.98%를 책임지며 기여도가 두드러진다. 지난해는 3250억원을 배당했고 전체 배당수익 중 39.3%를 차지했다. 포스코가 올해 지급한 배당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옛 포스코는 2022년 철강사업을 따로 떼어내 사업 자회사로 두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 포스코홀딩스는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로 주요 수입은 배당금 수익, 브랜드사용료 및 임대료 등이다. 그 중에서도 종속, 관계, 공동기업으로부터 걷어 들이는 배당금 수익 의존도가 높다.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의 종속회사로 출범한지 햇수로 3년이 된 가운데 첫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도 배당이 현금을 쌓는 효과적 수단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들어 분기 배당금을 주당 2500원을 집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분기 2500원을 각각 배당하면서 총 568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상태다.
이 가운데 업계에선 철강 시황 침체로 인한 포스코의 실적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6% 줄어든 477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조3303억원으로 31.98%의 감소세를 보였다. 누적 당기순이익의 경우 7183억원으로 42.1% 감소했음에도 중간배당으로만 2982억원을 지출했다.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41.52%로 연초 전년 실적을 바탕으로 진행한 결산배당(41.47%)의 배당성향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주사의 배당정책과 경영전략을 따라야 하는 자회사인 만큼 배당의 원천이 되는 순이익이 감소에도 배당성향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가 한자릿수 초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 중인 만큼 중간배당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3년 5.3%에서 올해 3분기 4.3%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7.5%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원은 각 사업회사에서 집행하는 배당금"이라며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포스코는 연 4~5%의 영업이익률 꾸준히 나고,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어 배당이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이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산업군과 무관하게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지주사를 향하는 배당금이 늘어나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배당을 확대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아직은 나름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재무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은 범위에서 배당이 이뤄지는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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