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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곳간' 다산솔루에타, 채무 부담 여전
박준우 기자
2024.11.08 07:00:23
단기차입·CB 잔액 259억, 현금성자산 14억 불과…주가 내리막 탓 부담 과중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6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이동훈 부장)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다산솔루에타가 전환사채(CB) 부담을 털어내고, 차입금 규모도 줄이고 있다. 그런데도 채무 부담의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CB를 조기 상환하는 과정에서 현금을 끌어다 쓴 결과, 다산솔루에타의 곳간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CB 만기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이자율 뿐만 아니라 풋옵션 조항까지 추가되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주가흐름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산솔루에타는 최근 6회차 CB를 만기 전 취득 후 소각했다. 취득 금액은 만기 이자 2%를 포함해 47억원이다. 해당 CB는 2021년 1월 80억원 규모로 발행돼 만기를 2개월여 앞두고 있었다. 


다산솔루에타는 올해 들어서만 CB를 만기 전 취득 후 소각하는데 173억원을 썼다. 가장 최근 취득한 6회차 CB(47억원)를 비롯해 8회차 CB(110억원)와 9회차 CB(16억원)에 대해 조기 상환한 뒤 소각했다. 다산솔루에타는 현금 보유량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채무 상환 과정에서 자회사인 디엠씨 주식 매각(44만 주)을 통해 176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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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디엠씨 지분율은 기존 64%에서 약 15%로 줄었다. 지분율이 50% 이하가 되면서 디엠씨는 연결대상에서 제외됐다. 디엠씨는 지난해 말 기준 18억원의 순이익을 낸 알짜배기 회사로, 같은 기간 다산솔루에타는 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산솔루에타는 현금이 부족하다 보니 8회차 CB에 대해 채권자 우위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채무 전액을 취득한 뒤 소각한 6·9회차 CB와 달리 8회차 CB는 150억원의 잔액이 남은 상황이다.


만기 연장에 따라 CB 만기일은 2026년 6월 1일로, 약 2년 늘었다. 만기이자율은 기존보다 1.541%포인트 상승한 4.541%로 조정됐다. 다산네트웍스 주식에 대한 근질권도 설정됐다. 풋옵션 행사 가능 기간은 약 6개월로 다소 짧게 설정됐다. 풋옵션 1차 행사기기는 올해 12월 31일부터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풋옵션이다. 앞서 만기 연장 전 8회차 CB에는 청구 기간에 대한 별도의 풋옵션 조항이 없었다. 그러나 만기 연장 후 풋옵션 기간이 명시되면서 다산솔루에타는 당장 1차 풋옵션 행사 시기인 올해 말부터 상환 압박을 받게 됐다. 현재 주가가 최저 전환가액인 2800원을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CB를 만기까지 보유할 시 다산솔루에타가 채권자인 '엔브이글로벌코리아메자닌사모투자 합자회사'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187억원(150억원의 124.86%)이다. 이자 비용으로만 37억원을 지급해야하는 셈이다. 다산솔루에타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억원 수준이다.


다산솔루에타가 현재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입금 부담도 크다는 관측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 규모(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창비금)는 109억원이다. 지난해 말(161억원)과 비교해 52억원 줄었다. 문제는 곳간이 바닥난 탓에 채무 상환 여력이 떨어졌다는 데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지난해 말 대비 55억원 줄어든 14억원에 불과하다.


다산솔루에타가 이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이유는 지지부진한 주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앞서 다산솔루에타는 기발행 CB를 만기 전 취득하는 과정에서 재매각 카드를 꺼내지 않고 소각했다. 


가장 최근 취득한 6회차 CB의 경우 만기까지 약 2개월의 기간이 남은 상태였다. 당장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매각이 아닌 소각을 선택한 것이다. 주가가 최저 전환가액(3425원)에 한참 못 미치는 1000원대로 형성된 탓에 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주가 흐름을 고려했을 때 8회차 CB 역시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채무 부담을 덜어내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다산솔루에타 주가는 8회차 CB의 최저 전환가액은 2800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달 6일 종가 기준 다산솔루에타 주가는 1472원이다. 2021년 초 4300원대이던 주가는 올해 들어 1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산솔루에타 측은 향후 주가 부양 계획에 대해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차입금 상환과 수익성 개선 계획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다산솔루에타 관계자는 "관련 질문들에 답하기에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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