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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 낮춘 '엠오티', 주관사 PI 투자 탓?
정동진 기자
2024.10.25 07:00:49
순이익 하향 조정에도 공모가 사수… 최저수준 할인율에 투자자 설득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8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기업공개(IPO)에 나선 '엠오티'가 최근 상장 할인율을 낮춰 이목을 끌고 있다. 순이익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당 평가가액이 줄었지만 할인율을 낮춰 기존 공모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모가를 지키기 위한 엠오티의 과도한 시도라는 평가다. 특히 할인율 조정을 통한 공모가 사수 전략이 IPO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대규모 자기자본투자(PI)의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조립 설비 제조사 엠오티는 지난 11일 제출한 정정신고서에서 반기 기준 최근 12개월(LTM) 순이익을 74억원에서 70억원으로 수정했다.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정정이 적용 순이익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엠오티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5901원에서 1만4970원으로 약 6% 감소했다. 공모가 산정 산식에 2024년 반기 기준 12개월(LTM) 순이익을 비롯해, 유사기업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포함되어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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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엠오티는 할인율을 기존 24.53~11.96%에서 19.84~6.48%로 대폭 줄여 최종 공모가는 기존과 동일한 1만2000~1만4000원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엠오티의 예상 시가총액 역시 1389억~1621억원으로 주당 평가가액 변경 전과 동일하다.


IB업계에서는 과도한 '공모가 지키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IPO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20~30%에 달하는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결정하는데, 엠오티의 경우 이번 정정공시에서 이례적으로 할인율을 낮추며 기존 공모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할인율은 통상적으로 기업공개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게 주는 혜택에 가깝다. 공모주주들이 아직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는 기업에 대해 투자하는 만큼 기업의 실적·재무를 기반으로 산출한 실질 평가가액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구매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장치인 까닭이다.


다만 이번 엠오티의 할인율 인하로 공모주주들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도출된 주당 평가가액과 비교적 큰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주식을 구입하게 됐다. 엠오티가 이번에 적용한 할인율(19.84~6.48%)은 최근 2년 새 상장한 기업들 중 최저 수준이다. 실제로 엠오티보다 낮은 할인율을 적용한 발행사는 지난해 말 상장한 에스엘에스바이오(19.35~7.55%)가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 엠오티 지분투자 현황. (출처=증권신고서)

IB업계 일각에서는 엠오티의 공모가 지키기 배경에 한국투자증권의 대규모 투자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엠오티에 30억원가량의 PI를 비롯해, '한국투자-킹고소부장육성투자조합'을 통해 60억원, '한국투자 믿음성장 투자조합'을 통해 10억원 등 100억원가량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PI 투자만 놓고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6월 총 엠오티 지분 39만6000주를 주당 평균 7500원에 취득했다. 총 투자금액은 29억7000만원이다. 의무보유기간은 총 19만8000주에 대해 상장 후 1~2개월간 적용된다. 나머지 절반인 19만8000주에 대해서는 의무보유기간이 없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1만4000원)을 가정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엠오티 상장 후 보유 지분의 절반만 매각하더라도 약 13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이는 이번 주관을 통해 얻는 인수수수료(약 6억5000만원)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여기에 나머지 보유지분 매각 가능 시점까지 엠오티의 주가가 유지되면 추가적인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엠오티의 할인율 인하 결정이 투자자를 납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루미르, 케이뱅크 등이 공모가가 적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엠오티 역시 이달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예정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보상비용을 비경상적 비용으로 판단하지 않게 되면서 적용 순이익이 줄었고, 할인율 역시 이와 연동돼 변경됐다"며 "엠오티가 현재 상장 추진 중인 만큼, 지분 처분 계획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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