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베인캐피탈의 아시아 포트폴리오 전략 내에서 한국 시장의 위상과 역할이 일본에 밀려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년 가까이 지속된 수장 공백과 코리아 리스크 확대로 인한 펀딩 난조가 맞물리면서 과거 아시아 시장의 핵심 거점이었던 서울 사무소의 영향력이 일본 중심의 운영 체제 아래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코리아는 이정우 전 대표 사임 이후 김동욱 부사장의 직무 대행 체제를 1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그간 후임 대표 선임을 위해 국내외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다수의 심층 면접을 진행했지만 최종 선임 단계에서 번번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인선 장기화를 두고 베인캐피탈 내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우선순위가 도쿄 사무소 등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쿄로 자금이 쏠리면서 아시아 펀드 조성 시 한국에도 일부 떼어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부 패키지 딜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 한국 투자 비중을 각각 7대 3 수준으로 제안하는 식"이라며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단독 펀딩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베인캐피탈 뿐만 아니라 일본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에는 최근 일본과 한국 시장 사이에서의 규제 환경 및 수익성 격차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시장은 초엔저 현상과 정부의 친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에 힘입어 주요 엑시트 사례에서 원금대비수익률(MOIC) 6~7배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자본을 흡수하고 있다. 반면 한국 시장은 고밸류에이션 논란과 금리 변동성,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겹치며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하우스 내부에서 도쿄 오피스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사무소는 과거의 독립적인 대규모 바이아웃 딜보다는 도쿄의 자금력에 의존하거나 실무적인 지원 조직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인캐피탈은 펀딩 환경 악화와 리더십 공백 등을 돌파하기 위해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부 대표 영입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김동욱 부사장을 필두로 한 내부 체제를 공고히 하고, CVC캐피탈 출신의 안재우 전무 등 현장 실무 역량이 검증된 핵심 인력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펀딩 호황기 시절 대규모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전문성에 집중함으로써 한국 사무소의 영향력을 다시 확보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올해 김동욱 대행 체제에서 단행된 에코마케팅(안다르) 인수 건의 경우 과거 베인캐피탈이 주력했던 라지캡 딜과는 비교적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발적 상장폐지 전략으로 외부 간섭을 차단하고 경영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K-애슬레저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구상이다. 독자적인 트랙레코드를 확보해 글로벌 본사 내 위상을 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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