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2~3조원 규모의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소수지분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매각자 측 요구로 제안서 접수 및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 정리 작업이 속도감 있게 이뤄졌지만 원매자들과의 조건 조율이 난항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점이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SK그룹은 울산 AI 데이터센터 지분 49% 매각을 위해 IMM인베스트먼트, KKR,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숏리스트 후보들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이달 중 우선협상자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후보군 사이의 온도 차와 조건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원매자들 사이에선 이번 딜이 난항하는 일차적인 원인으로 SK 측의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박한 조건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K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라는 상징성과 그룹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매각 조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제시한 조건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SK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수익성이나 운영 권한 면에서 원매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내외 투자자 간의 시각차가 극명하다. 국내 출자자(LP)들은 SK와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해 어느 정도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국계 LP들은 고개를 젓는 모양새다. KKR이나 브룩필드 같은 해외 GP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 가이드라인을 맞추기에 현재 SK의 제안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가 기간산업 보호라는 명분도 매각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국가 핵심 인프라로 분류되는 만큼 해외 자본에 지분을 넘겨주는 것에 대한 정무적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토종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매각 측이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맞추지 못해 SK그룹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SK가 자금 조달의 시급함보다 제값 받기와 주도권 유지에 방점을 찍으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점친다. 2조~3조원에 달하는 대형 딜인 만큼 무리하게 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원매자들과의 기싸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B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딜의 구조가 글로벌 기준에서 지나치게 발행사 위주로 짜여 있다고 판단한다"며 "SK가 조건을 전향적으로 수정하지 않는다면 우협 선정이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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