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UAE)=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2014년, 씨젠은 중동에 직접 현지 법인 'Seegene Middle East'를 세웠다.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에 자리 잡은 중동 법인은 걸프협력회의(GCC)를 넘어 북아프리카까지 확장하는 전략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진단기업 가운데 이례적으로 장기간 현지법인을 운영해온 씨젠의 '선제적 베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장희균 Seegene Middle East 법인장은 13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WHXLabs(옛 메드랩) 현장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씨젠은 일찍이 중동을 단순 매출 시장이 아닌 전략 거점으로 보고 접근해왔다"며 "12년간 현지 밀착 전략을 이어온 것이 지금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Seegene Middle East는 두바이 헬스케어 시티(Dubai Healthcare City)에 위치해 있다. 공항과 인접해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고, 글로벌 병원과 의료기관, 헬스케어 기업이 밀집한 의료 특화 구역이다. 중동 법인은 본사에서 개발한 분자진단 제품을 현지 시장에 도입·확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각국 유통 파트너를 비롯해 ▲공공·민간 병원 ▲보건당국 ▲상업 검사기관(Commercial Lab)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을 수행하고, 물류 운영과 시장별 규제 등록 지원, 설치 후 기술 지원과 교육까지 전반적인 상업화 과정도 함께 담당한다.
씨젠이 일찍이 중동에 직접 법인을 설립한 배경은 기술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다. 장희균 법인장은 "우리의 차별화된 High Multiplex PCR 기술이 중동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대표의 판단이 작용했다"며 "의료 인프라와 분자진단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인 만큼, 고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씨젠의 High Multiplex PCR은 한 번의 검사로 폭넓은 병원체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감염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어 의료진의 치료 결정을 지원하고, 환자의 진단 시간을 단축시키며, 보건당국에는 정밀한 역학 데이터를 제공한다. 병원과 Commercial Lab 입장에서도 검사 운영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 WHXLabs 참가 역시 High Multiplex PCR 기술과 신드로믹 진단(Syndromic Testing) 솔루션을 중동 시장에 재확인시키기 위한 행보다. 전시에서는 호흡기 감염, STI(성매개 감염), HPV, 위장관 감염, 결핵(TB), 뇌수막염(Meningitis) 등 다양한 PCR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장 법인장에 따르면 중동은 단일 시장이 아니라 국가별 특성이 뚜렷한 복합 시장이다. UAE처럼 외국인 거주 비중이 높은 국가는 국제 의료 수요가 반영돼 검사 패턴이 다양하고 비교적 개방적이다. 반면 일부 전통적 국가에서는 종교적·문화적 배경에 따라 STI 검사 등 특정 영역의 수요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의료 인프라 수준에 따라 결핵이나 뇌수막염 등 공중보건 이슈와 직결된 감염병 진단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도 있다.
장 법인장은 "중동은 단일 시장이 아니라 국가별 질병 부담과 문화적 특성이 다른 복합 시장"이라며 "현지 상황에 맞춘 맞춤형 진단 솔루션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2년간의 성과도 적지 않다. 씨젠이 중동에서 쌓아온 시간과 신뢰가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면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핵심 시장에서 분자진단 분야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우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포함한 여러 보건기관이 씨젠의 호흡기 검사 제품을 감염병 서베일런스(감염병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수집·분석·감시하는 국가 단위 모니터링 체계)에 활용하고 있다. UAE 주요 공공병원과 대형 민간병원, 사우디 보건부(Ministry of Health) 산하 병원 등에서도 씨젠의 High Multiplex PCR 제품으로 진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지역 공중보건 대응 체계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나아가 씨젠은 단순한 진단 제품 공급을 넘어 검사실 운영과 데이터 활용 방식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회사는 향후 3~5년을 분자진단 분야의 자동화·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진단 데이터 분석·시각화 플랫폼 '스타고라(STAgora)'와 PCR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큐레카(CURECA)'를 축으로 검사실 운영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법인장은 "씨젠은 진단의 신속성과 표준화를 높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환경을 구축해, 진단이 개별 검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국가 단위의 공중보건 관리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체외진단(IVD) 시장에서 리딩 포지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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