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1967년 자동차 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지 57년 만에 누적 차량 생산 1억대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및 CSO 사장,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1억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 5'는 출차 세리머니를 마치고 생애 첫 차로 '아이오닉 5'를 선택한 20대 고객에게 인도됐다.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빠른 달성 기간…공격적 해외 시장 진출·기술 개발 주효
고(故) 정주영 선대회장은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며 1960년대 국토 재건 및 국내 도로 확충을 계기로 미국 포드와의 제휴 협상을 거쳐 1967년 12월 현대차를 설립했다.
현대차는 이듬해 울산에 조립공장을 짓고 포드의 코티나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은 자동차 회사가 공장을 짓고 조립 생산을 시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조립 생산 방식의 한계를 맞닥뜨린 현대차는 정 선대회장의 결단으로 독자 모델 개발에 돌입했으며, 프로젝트 착수 약 3년 만인 1975년 '포니' 양산에 성공했다. 포니는 1976년 대한민국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됐고, 1986년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은 자동차 본고장 미국에 수출됐다.
현대차는 해외 생산거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토대를 다졌다. 1997년 해외 공장 중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한 튀르키예 공장을 준공한 이후 ▲인도 공장(1998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2005년) ▲체코 공장(2009년) ▲브라질 공장(2012년) ▲인도네시아 공장(2022년)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전 세계 연간 약 50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울산 EV 전용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며 100만대 생산 능력을 추가로 구축 중이다.
누적 1억대 생산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1983년 두 번째 독자 승용 모델 '스텔라'를 출시한 뒤 ▲쏘나타(1985년) ▲그랜저(1986년) ▲엘란트라(현 아반떼·1990년)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모델들을 연달아 출시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1991년 국내 첫 독자 엔진인 '알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1994년에는 플랫폼부터 엔진, 변속기까지 자동차 생산의 모든 요소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자동차 '엑센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량은 1986년 100만대를 넘어선 뒤 10년 만인 1996년 1000만대를 달성했다. 특히 이후 기록 달성 주기는 점차 짧아져 2013년 5000만대,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 생산을 넘어섰고, 올 9월 누적 1억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 창립 후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에 소요된 기간은 57년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1967년부터 2024년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아반떼(1537만대)였고 ▲엑센트(1025만대) ▲쏘나타(948만대) ▲투싼(936만대) ▲싼타페(595만대) 등이 뒤를 이었다.
◆품질경영 자신감…제네시스·N 브랜드 확장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오랜 시간 현대차를 신뢰하고 지지해 준 고객이다. 1999년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으로 차량의 품질이 기업의 근본적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전과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2001년 양재본사에 '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품질과 관련된 세계 각국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실시간으로 접수 처리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현장 임직원들에게 모두 공유됐다. 또 불량을 대대적으로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2004년 J.D.파워의 품질 조사에서 '뉴 EF쏘나타'는 글로벌 주요 브랜드의 간판 모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2015년 11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출범으로 결실을 맺었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당시 부회장이 초기 계획 단계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및 수익성을 향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은 WRC와 TCR 월드 투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등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로 얻은 기술을 다수 도입하며 운전의 재미와 고성능 감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N 차량은 2017년 첫 모델 'i30 N' 탄생 이후 지난 8월까지 '벨로스터 N', 'i20 N', '아반떼 N' 등 모두 13만 5373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누적 생산 1억대 달성을 계기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또 한 번의 혁신에 나선다. 2020년 취임한 정 회장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SDV 등 신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1억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