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HK이노엔이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만기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최대 1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신용등급 상향 조정된 이래 첫 발행인 만큼 HK이노엔이 채권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이달 23일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다. 만기별 발행액과 발행일자 등 상세 일정은 이사회 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발행일의 경우 10월 중순께로 예상된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HK이노엔은 2019년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후 KB증권과 단독주관 계약을 맺어온 만큼 주관사단 변경과 관련해 시장의 궁금증을 불렀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와 단독 주관 계약을 통해 채권 발행하겠다는 기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며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주관사와 주관 계약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은 공모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1500억원 규모의 채무 만기 일정이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HK이노엔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934억원에 불과한 만큼 추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HK이노엔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건 3여 년 만이다. 지난 2021년 1500억원 모집을 위해 공모채 시장을 찾은 이래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HK이노엔은 공모채 시장에 데뷔(2019년) 후 매년 공모채를 발행했던 이슈어(Issuer)다.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지 못한 건 직전 발행 당시 수요예측에서 일부 모집물량이 미매각됐던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3년물의 경우1000억원 모집에 1200억원이 몰렸으나, 2년물의 경우 500억원 모집에 400원의 주문을 받으면 100억원 미배정이 났다.
물론 추가청약을 통해 2년물은 완판됐고 3년물도 300억원을 추가 모집해 당초 목표로 잡았던 2000억원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미매각을 통해 약화된 투자자 투심을 확인했던 점이 그간 공모채 시장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HK이노엔의 이번 발행이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이후 첫 발행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022년 HK이노엔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0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양호한 이익창출력 ▲자체개발 신약 성장세 ▲개선된 재무구조 유지 전망 등을 HK이노엔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유로 꼽았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이후 첫 발행인 데다, 최근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자들 수요도 우호적인 만큼 공모채 복귀 시점으로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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