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세아제강이 2년 만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세아제강지주의 구조관 사업 전문 유통 계열사인 에스에스아이케이(SSIK)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오는 10월 16일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400억원으로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행일은 24일이며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 수준의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이번 조달 자금은 SSIK 인수를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SSIK는 세아제강지주의 구조관 사업 전문 유통 계열사다. 세아제강은 SSIK의 지분 100%를 약 834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29일 장외취득 방식으로 거래가 최종 종결될 예정이다. 

세아제강이 SSIK를 인수하는 건 그룹 내 개별적으로 영위해 오던 구조관 사업의 제조·유통·영업 부문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세아제강은 최근 저가 중국산 제품 대량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불황을 정면돌파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발행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세아제강이 그간 줄곧 고수해 온 주관 사단 구성 및 만기 구조 전략에 변화를 줬다는 점이다. 

세아제강은 이번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을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으로 구성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앞세워 공모채를 발행해 온 기조를 깬 셈이다. 

지난 3년간 발행 결과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직전 발행인 2022년만 봐도 600억원 모집에 10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2021년 역시 600억원 모집에 3600억원 주문, 2020년에도 600억원 모집에 26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아울러 이번 발행에서 만기구조 틀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세아제강은 그간 3년 단기물로만 트랜치(만기)를 꾸렸던 기조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2년물과 3년물로 트랜치를 나눴다. 

이같은 변화는 올해 상반기 세아제강의 실적이 예년만 못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89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9억원(10.5%) 줄었고, 영업이익은 677억원으로 같은기간 789억원(53.8%) 감소했다. 전방산업 시황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원자재 단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적악화로 인한 투자자 투심 위축을 우려해 주관사단 및 트랜치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그간 레코드를 쌓아온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단 명단에서 제외한 특별한 배경이 있다기보다, 회사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배정한 결과"라며 "트랜치를 쪼갠 건 투자자 니즈에 맞는 수요를 최대로 모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