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현대제철이 후판공장의 열처리 설비증설 공사를 연내 마무리하고 신규 수요 확보에 나선다. 중국산 저가 후판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는 동시에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후판은 일반적으로 두께가 6㎜ 이상인 두꺼운 강판으로 ▲선박 ▲교량 ▲플랜트 ▲보일러 ▲원유수송 등에 쓰인다. 더불어 열처리후판은 일반후판에 비해 후공정이 많아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제1후판공장은 현재 신규 열처리 설비를 도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이달께 열처리후판 생산설비 설치를 끝마치고 10월부터 시운전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현대제철의 열처리후판의 생산량은 15만톤에서 30만톤으로 증가한다.
현대제철이 열처리후판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산 저품질 후판의 저가 유입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후판 업체를 대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경기 침체로 내부 수요가 줄자 저가로 후판을 밀어내고 있어서다. 현대제철의 후판 매출 비중이 15%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타격이 적잖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제소 외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게 된 것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가 주력으로 건조하는 고부가가치 선종 액화천연가스(LNG)선의 발주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현대제철이 열처리후판을 늘리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운반선과 연료추진선의 글로벌 발주량은 2022년 97척에 불과했으나 ▲2023년 109척 ▲2024년 118척 ▲2025 120척 순으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국내 열처리후판 수요가 2022년 91만7000톤에서 2026년 114만2000톤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LNG선박 등 고부가가치선 발주가 증가하면서 고급 강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열처리 후판 설비 증설을 통해 고급 강재 시장 성장과 수요 다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열처리 후판 증설을 계기로 고급 강재 판매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증설 작업이 이뤄지는 1후판공장은 생산특성화 전략에 따라 2후판공장과 달리 고부가가치 강종 위주로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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