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과정에서 글로벌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보유한 3조1500억원의 RCPS(상환전환우선주)의 수익률이 상향 조정됐다. 업계에서는 SK E&S가 연간으로 계산했을 때 추가로 늘어나는 재무부담은 60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주 상환기간 5년을 감안하면 총 3027억원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늘어나는 금액이 만만치 않지만 합병 불발 시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보니 주요 이해관계자인 KKR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합병 비용'의 일환으로 기존 RCPS 보장수익률을 상향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SK E&S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어 2021년과 지난해 KKR을 대상으로 발행한 RCPS의 상환 시 내부수익률을 최대 2.4%포인트 높이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SK E&S가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성사하기 위해서는 주요 투자자인 KKR의 동의가 반드시 선행돼야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올려주는 방안을 고육책으로 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SK E&S는 KKR을 상대로 2021년(1차)과 2023년(2·3차) 총 세 차례에 걸쳐 3조135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2021년 발행한 2조4000억원 규모의 RCPS는 내부수익률(IRR)을 기존 7.5%에서 9.9%로 2.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발행한 총 7350억원어치 RCPS는 IRR을 9.5%에서 9.9%로 0.4%포인트 올렸다.
이로 인한 재무적 부담을 연간으로 계산해보면 당초 2498억2500만원(1800억원+698억2500만원)에서 3103억6500만원(2376억원+727억6500만원)으로 605억4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선주 상환기간이 5년임을 고려하면 현금 상환 시 1조5518억2500만원을 KKR에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기존보다 3027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 E&S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면서 KKR이 합병에 반대하거나 상환을 요구한다면 막대한 현금 유출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기존 계약을 변경한 점을 고려하면 KKR이 합병에 동의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합병 이후 KKR이 보유한 RCPS는 여전히 신설법인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KKR은 우선주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신설법인이 해당 우선주를 상환하지 않으면 RCPS의 보통주 전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보통주 1주의 가치가 투자원금에 내부수익률 17.5%를 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전환할 수 없지만 RCPS의 우선배당률은 기존 3.99%에서 8.99~9.49%로 5~5.5%포인트 높아진다. 이후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것으로 가정해 보통주에 지급될 배당까지 받을 수 있는 참가적 우선주로 변경된다.
이에 합병 법인은 RCPS 발행 5년 뒤인 오는 2026~2028년 RCPS를 상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약 4조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현금 마련이 어렵다면 RCPS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7개 도시가스 자회사 지분을 KKR에 넘기는 현물 상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편 SK는 SK E&S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관리하는 법인을 신설해 RCPS를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은 지난달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KKR이 보유한 RCPS에 대해 "합병 법인에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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