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완성차 업계가 현대차를 시작으로 자사의 생산차량에 탑재된 전기차(EV)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나섰다. 최근 '벤츠 전기차 화재'로 한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EV 차종까지 판매고가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공개했다.
최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화재 발원지인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의 파라시스(Farasis)라는 생소한 업체 제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 13종 가운데 12종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돼 있었다.
아이오닉5과 포터를 비롯해 최근 선보인 차세대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인 ST1에도 SK온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아이오닉6의 경우 과거 생산분(2022년 7월~2023년 5월)까지는 SK온을 사용하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다. 제네시스 3종(GV60‧GV70‧GV80)도 모두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캐스퍼, 코나, 아이오닉(AE EV) 등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이 탑재된 모델은 코나(SX2 EV)가 유일했다. 해당 차종에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 제품이 사용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를 시작으로 전기차 제조사 공개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같은 그룹사인 기아도 유사한 방식으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코리아가 전면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언론 요청이나 고객 문의가 있을 때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를 알려주고 있다"며 "(현대차처럼) 자사 홈페이지에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오픈할지에 관해서는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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