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동부건설의 플랜트사업 확대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플랜트 공사 수주 물량이 대폭 늘면서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전망이다. 동부건설이 올해 초부터 플랜트사업팀을 부서로 승격하는 등 플랜트사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겠다는 기조가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 플랜트 사업 수주액은 4000억원 정도로 전체 수주액(1조7000억원)의 약 24%을 차지했다. 지난해 동부건설의 수주액은 1000억원,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 수준이었다. 6개월 만에 수주액 비중이 20%p(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최근 건설사가 부동산경기 침체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동부건설은 신사업으로 플랜트사업을 점찍었다. 올해 초 동부건설은 기존 '팀' 단위의 산업플랜트팀을 플랜트사업부로 승격했다. 동부건설은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었던 플랜트사업을 2021년부터 재개하면서 2022년 산업플랜트팀을 신설했다. 이후 1년 만에 팀을 부로 격상한 것이다.
동부건설의 플랜트사업부는 사업의 전 과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기존에는 1개의 팀을 통해 모든 플랜트 업무를 담당했지만 부서 재편으로 2개의 팀이 생겼다. 플랜트사업부는 업무 기능에 따라 두 개의 팀으로 나뉘었다. 영업견적팀과 공사팀 등이다. 부서 재편으로 플랜트사업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올해 상반기 수주 증대로도 이어졌다. 동부건설은 올해 1~6월 금양 부산 2차전지 생산시설(2090억), 경동나비엔 서탄공장(1382억)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플랜트사업을 수주했다.
동부건설 플랜트사업의 매출 비중은 성장세다. 동부건설의 사업 부문은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등 4개 분야다. 이 중 지난해 사업 부문 중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은 사업은 플랜트다. 지난해 플랜트사업의 매출 비중이 7.8%로, 그 전년(3.3%)에 비해 비중을 확대했다. 올해에는 그 비중이 더 커졌다. 동부건설 플랜트사업의 매출액은 올해 3월 말까지 60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3878억)에서 약 15.6%을 차지했다.
올해에도 플랜트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플랜트 수주 규모가 대폭 늘어난 만큼 기존에 수주했던 플랜트사업의 공정 진행에 따른 매출액에 더해져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부건설의 플랜트사업 확대는 이익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플랜트사업은 토목, 건축, 주택 등 다른 사업보다 원가율이 낮은 편이다. 최근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건설사의 대부분 사업이 수주와 매출 증가에도 이익 증대로까지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플랜트사업은 원가율이 낮은 편인 데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덜 노출돼 있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이익 개선 효과가 크다.
동부건설은 하이테크 플랜트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하이테크 플랜트는 고도의 정밀도와 청정도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부건설이 맡은 플랜트시설 대부분은 하이테크 플랜트로 분류되는 반도체, 식품, 2차 전지 생산 설비 플랜트다.
동부건설은 컨트롤타워인 부서를 통해 발주처와 활발히 소통함으로써 기존 발주처와의 수주계약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시공역량을 바탕으로 플랜트 사업을 확대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규 영업망 구축 등으로 시장 영향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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