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동부건설의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 포기가 손실액을 최소화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건설이 토지 매매 계약금 등 손실액이 발생하면서 실적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 리스크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자체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부건설이 사업 과정에서 책임지는 재무 리스크가 크다. 분양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하지만 인천 하늘도시 주상복합이 들어설 지역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동부건설이 최대 1조원까지 커질 수 있는 자체 사업비 보전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지난해 실적 타격을 입힌 결정적 요인으로 자체사업인 '영종 하늘 도시 주상복합 개발사업 포기'가 지목된다. 지난해 토지 계약금 등을 포함해 416억원 가량의 손실액이 반영돼서다. 이 손실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손실액(842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7월 자회사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을 통해 추진 중인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을 포기했다. 해당 사업은 인천 영종도에 있는 RC3부지에 지상 2층~지상 최고 49층 1296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동부건설은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해당 부지를 약 3025원에 낙찰 받아 당시 토지매매대금의 10%인 300억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건설‧분양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착공을 하지 못한 채 4년이 지나다가 해당 사업을 포기했다. 이에 토지 계약금으로 지불했던 300억원 등 초기 사업비를 포함한 자금을 잃게 됐다.
해당 사업은 동부건설의 자체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자체사업은 건설사가 부지를 확보하는 단계부터 개발과 건설, 분양까지 전 단계를 담당한다. 자체사업의 경우 건설사가 사업자금을 직접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또 건설사가 분양대금으로 이전 단계의 사업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문제는 인천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지가 인천 지역의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 분양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지역 미분양 물량은 3086가구다. 이는 분양경기 침체기 직전인 2022년 12월 말(425가구)에 비해 약 626% 늘어난 규모다.
인천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은 자체사업인 만큼 동부건설이 분양 수익을 통해 총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다. 분양 성공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자 동부건설은 사업 포기를 결정한 것이다.
실제 해당 사업은 토지비만 3000억원에 달해 공사비와 대출비 등을 모두 추산해 본다면 사업비는 최대 1조원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주상복합 개발사업의 경우 사업비의 30~40%가 토지비를 차지한다.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의 분양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동부건설이 1조원에 이를 수 있는 사업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사업을 위해 일으킨 브릿지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이자비용만 연간 110억원 정도다. 동부건설은 지난 2023년 사업부지를 매매하기 위해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연간 이자율 5.4%로 2042억원을 차입했다. 이와 함께 동부건설은 사업 시행자에 586억원을 직접 빌려주기도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당장 자회사 부문에서 손실액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연결 기준 적자 폭이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됐지만 이는 일시적 효과일 뿐"이라며 "분양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종 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을 포기한 것은 오히려 리스크를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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