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상장 유지에 성공하면서 주식거래가 재개된 '좋은사람들'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에 직면해 이목이 쏠린다. 전체 유통주식 수의 20%가 넘는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이달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보호예수 해제로 매도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좋은사람들은 해당 투자자들이 수량제한 등 자기주식 처분과 같은 매도 방식을 따라주길 기대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좋은사람들 주식 220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락업)가 8월25일 만료된다. 주요 주주 가운데 투자조합 물량의 보호예수 조건을 거래재개 후 '1개월'로 정한 탓이다. 파인우드1호조합 보유 지분 1200만주, 온누리투자조합 보유 지분 1000만주가 대상이다. 이는 좋은사람들 전체 발행 주식수(9695만558주)의 22.69%에 해당한다.
법원은 좋은사람들의 회생계획인가를 결정하면서 최대주주 등에게 의무보유 조건을 내걸었다. 세코그룹은 우리파인우드컨소시엄(우리인터텍스·인베스터유나이티드·파인우드PE)을 통해 좋은사람들 최대주주가 됐는데, 당시 락업 기간이 1년~3년이었다. 특히 최대주주인 우리인터텍스와 주요주주인 인베스터유나이티드는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확약서에 따라 앞으로 3년간 의무보유하게 된다.
보호예수 기간 만료를 앞둔 투자조합 두 곳은 2022년 10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취득했다. 투자조합은 우리파인우드컨소시엄과 달리 개인조합인 탓에 의무보유 대상이 아니다. 파인우드1호조합은 13명, 온누리투자조합은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투자조합의 경우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뭉쳤지만 상장 유지 결정 후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1개월 락업을 걸었다. 그만큼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파인우드1호조합과 온누리투자조합은 주당 500원(총 60억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 2일 종가(1333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파인우드1호조합 100억원, 온누리투자조합 83억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지난달 25일 거래 재개 첫날 주가는 25.38% 하락했다. 3년4개월 만에 이뤄진 거래 재개에 주주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조합이 대량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현재 좋은사람들이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책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점도 이들 투자조합이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좋은사람들의 실적 및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고 보디가드 리브랜딩 등 대대적인 재도약에 나서고 있는 만큼 투자조합이 당장의 엑시트 보다는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좋은사람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44.3%(1분기 기준)까지 낮췄다. 자금 여력도 있다. 현재 에스크로 계좌에 묶인 자금만 178억원 수준이다. 에스크로 계좌는 특정 조건이 성립되기 전까지 돈을 제3자에서 예탁하는 특수 계좌다. 좋은사람들은 과거 이종현 전 대표와 관련한 법적 분쟁으로 자금이 묶였으나 최근 승소하기 시작하면서 자금 동원이 가능해졌다.
좋은사람들은 현재 투자조합이 자기주식 처분과 같은 방식을 따라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자사주 매매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량과 가격을 일정 부분 제한하기 때문이다. 수량은 최근 1개월간 일평균거래량의 25% 등 방법으로 제한하며,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5% 높은 가격과 5% 낮은 가격 이내로 매매한다.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도 가능하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조합과 확약서 같은 약정을 맺은 건 아니지만 주가 안정을 위해 조합이 자사주 처분에 준용하는 방식을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며 "투자조합도 이에 대해 동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