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대표되는 C커머스(중국+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연관된 국내 기업들이 톡톡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당기업들과 물류 파트너를 맺고 있는 CJ대한통운·한진의 경우 그간 쿠팡에 빼앗겼던 물류 점유율이 회복되고 있어서다. 나아가 대형 제조사들도 속속 이커머스에 판매처를 열어 놓으며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C커머스 점유율 확대…물류사 수혜 지속 전망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지난달 모바일(iOS+안드로이드)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818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3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약 100만명이 더 늘었다.
이에 알리는 이커머스 기업 가운데 MAU가 쿠팡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부동의 2위였던 11번가의 MAU(736만명)도 추월했다. 알리와 함께 급성장 중인 테무 역시 4위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테무의 MAU는 581만명을 기록했다. 그 외에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도 지난달 68만명의 MAU를 달성하며 C커머스들의 뚜렷한 성장이 돋보이고 있다.
C커머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중국 현지 셀러들이 조달한 초저가 공산품이 핵심이다.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판매촉진비를 늘리고 있는 점도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이에 경쟁 상대인 국내 이커머스 및 유통업계는 불안함과 견제의 시선을 갖고 있는 반면 택배량이 증가한 물류업계와 C커머스에 입점한 샐러들은 오히려 수혜를 입고 있다.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은 업종은 물류사다. 알리의 경우 CJ대한통운, 테무는 한진과 계약을 맺고 막대한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알리향 지난해 3분기까지 물동량은 분기 평균 900 상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올해 택배 물동량 성장률은 5%로 택배시장 성장률 4%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C이커머스의 한국 판매량 확대로 점유율이 올라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알리의 저렴한 가격은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이에 쿠팡의 물량을 뺏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CJ대한통운의 물동량 부진도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진은 전략 고객사의 물량 확대와 함께, 해외 직구 물량 및 대형 온라인 유통채널의 특화 배송 서비스 증가로 택배부문의 매출이 증가했다"며 "중국발 이커머스 직구 확대로 한진의 항공특송 및 해상특송 물량이 늘어나고 그 결과 이 회사 택배 물량도 동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 "수수료 0%", '케이 베뉴' 대형 셀러들 속속 입점
알테쉬는 초저가 공산품에 더해 이커머스 판매채널에 국내 셀러들을 입점시켜 의류잡화와 생활용품으로 세를 확장했다. 한국 제조업체들과 소상공인들을 입점시켜 제품을 판매(오픈마켓)하는 것으로 쿠팡과 유사한 전략이다. 알리의 경우 최근에는 신선식품 유통까지 보폭을 넓혔다.
나아가 알리는 올해 안으로 국내에 물류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배송기간은 하루 이내로 줄어들 수 있다. 즉 쿠팡(로켓배송), 컬리(샛별배송)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 덕분인지 알리가 국내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는 '케이-베뉴(K-venue)'관에는 20여개 주요 브랜드가 합류했다. 케이 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국내 상품 전문 채널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더해 다른 채널에 비해 빠른 배송을 내세운다. 중국에서 오는 상품 배송이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과 달리 케이 베뉴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사흘 이내 배송된다.
이에 알리는 케이 베뉴관에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등 생필품 대표 브랜드와 쿠쿠·로보락 등 생활가전, 코카콜라음료·롯데칠성음료·광동제약 등 식음료까지 알차게 꾸렸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케이 베뉴에서 '한국에서 발송'이라는 안내문구를 첨부하고 있다.
케이 베뉴관 입점업체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가 최근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는 셀러들에게 케이 베뉴 입점을 제의하는 이메일 공문을 보냈는데 '입점 수수료'와 '거래수수료'의 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수수료율 0%' 전략이 제조사들과 동반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조사들은 이커머스와 직접 거래하는 것에 더해 중간 벤더사에도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알리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벤더사향 물량은 줄어들고 이를 통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낮출 수 있어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수수료가 없는 채널에서 판매가 늘어난다면 제조사들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중국기업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도 알테쉬에 입점하는 것"이라며 "제조사들이 만드는 물건은 국내시장 규모에 맞춰 적절히 조절되고 있는데 알리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다른 채널에 납품하는 제품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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