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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앙"…한화오션, '친환경·스마트' 조선소 출항
김수정 기자
2023.10.30 14:00:19
충무공 정신 깃든 거제조선소, 기술 바탕으로 진화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0일 14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부아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인 '이글 벤츄라(선박 명)'가 항해를 앞두고 요란한 뱃고동 소리를 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옥포해전이 펼쳐졌던 옥포만은 막바지 건조 작업이 한창인 수십척의 선박이 둥둥 떠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자가 승선한 선박은 한화오션의 상징인 주황색 페인트로 도색된 VLCC 이글 벤츄라다.


지난 27일 기자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할 당시 해당 선박은 시운전까지 마친 상태였다. 30일 말레이시아 선주에게 인도하기 직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27일 기자가 승선한 VLCC.(제공=한화오션)

◆포스코-한화오션, 친환경 동맹


한화오션은 총 13척의 VLCC를 수주했으며, 이중 이글 벤츄라는 11번째 건조 중인 VLCC다. 이 선박의 핵심은 '친환경'이다. 과거 석유를 연료로 썼다면, 해당 선박은 천연 가스인 LNG를 사용해 선박을 움직인다. 선박에 올라서 본 LNG 탱크는 높이 20m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형 LNG 탱크가 총 4개 장착돼 있으며, 우리나라 국민이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LNG가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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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탱크의 소재는 포스코가 개발한 고망간강이다. 영하 163도의 극저온 액화천연가스도 견딜 만큼 단단하면서도 좀 더 저렴한 대체 소재를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포스코와 머리를 맞댔다. 양 사의 협력으로 전세계 첫 고망간강을 사용한 연료탱크를 적용한 유조선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이 VLCC에는 기존 선박유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 엔진)을 탑재했다. 


한화오션은 ME-GI 엔진 뿐만 아니라 LNG 재액화장치 등을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특히 거제 조선소에는 신기술을 검증하는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가 있어, R&D와 제조시설이 융합된 친환경 기술의 요람이란 평가다. 


선박에서 내려 선박의 화물창 안전성을 검증하는 슬로싱 연구센터를 찾았다. 물컵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담긴 물이 출렁이는데, 이를 슬로싱 현상이라 한다. 슬로싱 현상은 화물탱크 벽면에 손상을 주기도 하는데, 만약 독성을 함유한 LNG나 암모니아 같은 액체가 슬로싱 현상으로 인해 탱크 밖으로 새어나오면 큰 일이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슬로싱 현상을 연구하는 공간이 바로 슬로싱 연구센터다. 


연구센터에는 슬로싱 모션 플랫폼 2기가 설치돼 있었다. 모션 플랫폼이 춤을 추듯 연신 움직여 대자, 육각형, 원형의 작고 투명한 모형탱크 안에 담긴 액체가 파도치듯 출렁였다. 이런 인위적인 움직임을 주는 이유는 어떤 조건에서 슬로싱 현상이 줄어드는지 보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1도크에서 LNG 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제공=한화오션)

◆작업자 능력에 기술 '한 스푼'…미래형 조선소 실현


제 1도크에선 거대한 LNG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진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LNG 운반선은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로, 동시에 여러 척을 건조하는 것은 웬만한 크기의 도크에선 불가능하다. 1도크는 길이 530m, 폭 131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곤돌라에 탑승한 작업자들이 블록 이음부를 붙이기 위한 용접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용접 장치가 기존에 쓰던 레일 방식이 아닌 무레일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거제조선소에는 이처럼 무레일 용접장치가 100여대 있다. 기존에는 수직의 이음부를 용접하려면 자석 방식의 레일을 떼었다 붙였다 해야 했다. 레일을 붙이고 철거하는 데만 3~4시간 소요돼 작업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레일이 필요 없고, 디지털로 제어할 수 있는 무레일 시스템을 개발해 안전성은 물론 효율성도 확보했다. 특히 일감은 많아졌지만, 숙련된 용접공들이 다수 이탈한 상황에서 무레일 시스템이 인력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용접로봇이 이음부를 접합하고 있다.(제공=한화오션)

용접 로봇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기술은 한화오션이 개발하고, 로봇 제조는 협력사에서 진행했다. 용접토치가 장착된 로봇팔이 금속 와이어를 이용해 정교하게 이음부를 메우고 있었다. 


로봇의 용접 능력은 3년 이상 경력을 가진 용접공 실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 작업자가 용접을 했다면 위를 보면서 해야 하는 '오버헤드' 자세인데, 작업자에게 상당한 무리를 주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용접 로봇은 현재 4대 시제품 개념으로 개발했으며, 내년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목표로 상용화도 검토하고 있다. 


도장 분야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센터에서도 스마트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실제 선박에 스프레이 작업을 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내 도장 기술을 연습해 볼 수 있는 장비를 두고 있다. 


기자도 직접 체험해 봤다. 무거운 스프레이건을 오른손에 들고 왼손에는 손전등을 들었다. 헤드셋을 쓰자 작업 환경이 눈앞에 비췄다. 스프레이건을 당기자 '취이익' 소리가 나면서 색이 칠해졌다. 좌우로 왔다 갔다 스프레이건을 움직이면서 색을 입히고 곧바로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칠한 두께에 따라 색을 구분해 작업 결과를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너무 두껍게 칠하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기자가 칠한 단면은 온통 붉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거제사업장을 기존 '사람'과 '경험' 중심의 생산에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디지털 및 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라며 "생산 현장 자동화율을 70%까지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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