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삼성 주력사들이 1분기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M&A를 통해 경쟁력은 물론 신성장동력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7일 '2023년 1분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잔금납입 완료 기준) M&A 시장에 등장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벤처투자 등이었다. 이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거래는 모두 지분인수 형태였으며, 삼성벤처투자는 시리즈 투자였다. 세 회사 투입한 금액은 총 2171억원에 달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인수 건이었다. 1분기 중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를 취득하는 데 868억원을 사용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미래성장동력 사업으로 점찍은 '로봇'사업에 경쟁력을 더하기 위한 지분 인수로 인식했다. 궁극적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해 삼성그룹 내 자동화를 추진하고, 기술 협력을 통해 로봇 제품 개발에 나서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인수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의 역량 확보에 팔을 걷어 붙이면서 주식시장에서 로봇 관련주가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3만원 안팎에서 주가가 형성됐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지분인수를 계기로 3월23일 장중 15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다소 조정을 받았음에도 7일 종가 기준 11만9600원으로 연초(3만2600원) 대비 3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SDS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SDS는 국내 1위 인공지능(AI) 기반 구매 공급망 관리 전문기업인 엠로 지분 33.39%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법무법인 율촌이 매각자 측 법률자문을 맡은 이 거래는 규모가 1283억원에 달했다.
삼성SDS의 엠로 지분인수를 통한 자회사 편입은 삼성SDS의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회사 측은 엠로의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 글로벌 사업 중요 파트너로 함께 활동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SDS는 엠로 지분인수를 통해 공급망의 계획과 구매, 실행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공급망(SCM) 플랫폼 역량을 갖추게 됐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및 디지털 물류사업 강화라는 M&A 방향성에 부합하는 딜"이라고 평가했다.
엠로 역시 삼성SDS의 투자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3월14일 2만3250원이었던 엠로 주가는 삼성SDS 자회사 편입이 발표된 15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7일 종가 기준 5만8600원까지 오르며 6만원선을 넘보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리걸테크(법률정보 기술서비스) 엘박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엘박스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 전문 변호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는 이진 대표가 2019년 창업한 회사로, 전국 각급 법원 판결문부터 뉴스, 참고문헌까지 일괄 검색할 수 있는 법률 데이터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 외에도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VC들이 투자에 참여하며 200억원 규모의 시리지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증권가에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사업 육성 등을 위해 삼성 계열사의 추가적인 딜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에 대해 "경영진이 추가적인 딜에 대한 의지가 크다"며 "5조원의 순현금을 활용한 M&A가 이번 딜로 개시돼 향후 추가 대규모 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역시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 필요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관련 에이디테크놀로지와 가온칩스 등 삼성전자의 M&A를 진행할 수도 있는 후보군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AI나 로봇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M&A 딜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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