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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이어 CS까지, 시스템 리스크 공포 확산
노우진 기자
2023.03.16 10:09:54
CS 쇼크에 유럽·미국 은행 주가 급락…연준, 금리 동결 나설까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0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폭풍이 오고 있는 걸까요?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날은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부추기거나 짓눌렀는데요. 우선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불똥이 유럽으로 튀면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가 폭락했고, 이에 월스트리트는 크게 출렁였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정부가 전격 개입을 선언하며 불안이 고조된 시장을 겨우 안정시켰죠. 여기에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확산하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와 맞물려 금리 동결 예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우선 크레디트스위스(CS) 소식입니다. 불씨는 사우디국립은행(SNB)의 암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의 "추가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CS 추가 자금지원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답하며 "규제 때문에 CS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보유 지분이 10%를 넘으면 사우디아라비아 규제기관이든 스위스나 유럽 규제기관이든 새로운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규제 체제에 들어갈 의향이 없다"고 덧붙였어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37%를 소유한 SNB는 지난해 말 CS 지분 9.9%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SNB의 입장은 이전에도 같았기 때문에 사실 쿠다이리 회장의 발언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었는데요. 문제는 타이밍이었습니다. CS는 현재 투자자와 고객 신뢰 붕괴, 재무건전성 우려 등에 직면한 상태예요. CS는 앞서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72억 9000만 스위스프랑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이 여파로 지난해 4분기에는 1100억 스위스프랑 이상의 고객 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겪기도 했고요. 또한 CS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회계연도 2021년과 2022년의 회계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며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니,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CS 위기가 의미하는 것은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입니다. 앞서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에도 불거진 문제인데요. CS는 그 중요도에 있어 SVB와 차원이 다릅니다. CS는 위험 측면에서 미국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스위스 UBS 등과 같은 수준이에요. 지난해 4분기 기준 CS 자산규모는 5313억 5800만 스위스프랑으로 체급도 크고요. 즉 CS가 위기에 빠진다면 엄청난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관론자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CS는 리먼 브라더스의 순간"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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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가 나섰습니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감독당국과 함께 "미국 일부 은행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전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어요. 동시에 "C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부과된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잘 충족하고 있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CS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극도로 고조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입니다.


덕분에 CS는 한숨 돌렸지만, 이미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CS와 같은 중요한 은행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 자체로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흔들리고 있고요. 여진이 지속되면 다른 유럽계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여신 회수, 대출 축소 등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SVB 사태로 인해 다른 지역 은행들도 흔들린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CS는 SVB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3월 기준금리에 대한 무게추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는 3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제는 다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미 잇따른 쇼크로 인해 불안이 확산되고 시장은 혼돈에 빠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다행히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동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0.3%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에요. 전년 대비로도 4.6%를 기록해 예상치인 5.4%를 밑돌았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4.4%로 나왔어요. 이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에 대해 "연준이 3월에 금리 동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약간 더 만들어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제 연준이 3월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FOMC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연준의 행보는 달라질 수 있죠. CNBC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어떻게 할지를 보려면 지역 은행 주가 향방을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만큼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당분간 CS로 인한 여진을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움직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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