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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하는 배터리 원자재 확보 경쟁
노우진 기자
2023.03.28 08:00:21
②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원자재 확보 능력…폐배터리에도 '관심'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앨버말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전기차 산업과 함께 고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는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기업 간의 현재 경쟁 구도도 중요하지만, 이는 산업의 변화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슈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이슈들은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잣대이기도 해요.


최근 가장 부각된 이슈라면 원자재 확보전입니다. 최근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은 물론 니켈, 코발트, 희토류, 흑연 등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요. 원자재 확보 능력이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물 데이터 제공 업체인 벤치마크 인텔리전스의 앤드류 밀러 COO는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공급망과 함께 마진을 제어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게끔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광물은 배터리의 가장 큰 비용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어요.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원자재 확보 경쟁으로 쏠리고 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향후 추세를 가늠하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여러 이슈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배터리 생산의 기반이 되는 원자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생산력보다 더 중요한 원자재 확보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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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에 활용되는 소재는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핵심광물은 리튬입니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해요. 이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리튬 가격이 배터리 원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따라서 리튬을 저렴하게 확보할수록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안정적인 수급처를 마련해야 생산에 차질이 없고요.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의 CATL(닝더스다이)입니다. 이 기업은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통해 다른 배터리 업체를 압도하고 있어요. CATL은 아예 호주·남미 등지에 광범위한 리튬 채굴망을 갖고 있는데요. 원료 채굴부터 가공, 완제품 생산, 그리고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한 셈입니다. 덕분에 높은 마진을 확보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거죠.


CATL은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산업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 중국 기업은 최근 고객사들에게 대대적인 가격 할인을 제안했습니다. 오는 3분기부터 3년간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을 인하해 LFP 배터리의 납품 가격을 깎아주겠다는 제안이었어요. 대상은 지커, 리오토, 니오 등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로, 대신 이들 기업은 배터리 구매량의 80% 이상을 CATL 제품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원자재 확보를 통한 가격경쟁력이 경쟁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국내 기업들도 원자재 확보 능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안정적인 수급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의 컴퍼스미네랄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탄산리튬은 LFP 배터리에 활용되는 소재입니다. 또한 추후 하이니켈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에 대한 공급계약도 추진하기로 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 최초로 북미산 리튬정광을 확보했고요. 이에 질세라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호주에 위치한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니켈, 코발트, 흑연 등 다른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생산에는 다양한 소재가 활용되기 때문에, 모든 필수 소재를 확보해둬야 안정적으로 수율(전체 생산품 중 완성품의 비율)을 높일 수 있어요. 원자재 수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시장 변동성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담보하는 첫 단추라는 의미입니다.


◆ 원자재 확보 걸림돌 된 자원민족주의


문제는 원자재 확보가 갈수록 더 어려진다는 겁니다. 그 중심에는 자원민족주의가 있어요. 자원민족주의란 어떤 지역에 편재돼 있는 천연자원에 대해 이를 소유한 국가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해요. 흔히 말하는 자원의 무기화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죠. 그런데 최근 리튬을 중심으로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2월 19일(현지시간) 리튬을 국유재산화하는 법안을 공포하고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리튬 매장이 집중된 소노라 지역을 채굴 보호구역으로 선언하면서 멕시코 정부가 리튬 탐사와 채굴을 독점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이로써 리튬 채굴 업체의 멕시코 진출은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멕시코는 리튬 매장량 전 세계 10위인 리튬 부국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멕시코의 리튬 매장량은 약 170만 톤으로 추정돼요.


이외에도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도 배타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이 세 국가는 리튬 삼각지대로 불리는데요. 전 세계 리튬 50% 이상이 리튬 삼각지대에 산재한 염호에 매장되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특히 칠레는 920만 톤에 달하는 리튬을 보유하고 있어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불릴 정도입니다. 이 국가들은 산유국들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본떠 일종의 리튬 카르텔을 만들려하고 있습니다. 리튬을 통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키우려는 거죠.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소재를 중심으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에서 원물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국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죠. 대표적인 게 니켈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니켈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자, 니켈 보유국들은 자국 이익을 내세워 빗장을 걸고 있어요.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니켈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기존 원자재 수출국에서 반제품·완제품 수출국으로 변신을 도모하기 위해서죠. 필리핀 역시 니켈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요. 필리핀은 자국에서 수출되는 니켈에 대한 세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자원민족주의 확산을 지적하며 "이들 국가는 자유 무역의 후퇴와 무관하게 자국 경제 상황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자원민족주의 추세는 배터리 업체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나서 자원 채굴 사업을 독점하거나 수출을 막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거죠. 월스트리트저널은 "니켈, 코발트, 리튬과 같은 금속에 대한 세계적 수요는 자원민족주의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런 움직임이 정작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리쇼어링도 원자재 공급망에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소는 또 있습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리쇼어링 열풍 때문이죠. 리쇼어링은 생산기지의 본국 회귀를 의미하는데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자원민족주의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적극적으로 리쇼어링 정책을 내놓고 있고,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배터리 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어요.


최근 화두에 오른 리쇼어링 정책이라면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입니다. IRA 법안을 보면, 수혜 대상에 대해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 광물이 △미국에서 추출 및 처리된 경우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추출 및 처리된 경우 △북미에서 재활용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IRA 세부 시행규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광물의 원산지 기준이나 처리 지역에 대한 기준도 명확히 설정되지 않았죠. 가령 광물의 원산지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라도 가공 등 처리 작업을 FTA 체결국에서 한다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나와 있지 않아요. 혹은 채굴과 처리가 모두 미국이나 FTA 체결국에서 이뤄져야 하는지도 알 수 없죠. 이는 향후 규제가 완화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발표를 앞둔 유럽 핵심원자재법(CMRA)도 원자재 공급망에 또 한 번 충격을 줄 전망입니다. EU는 현재 30가지의 소재를 핵심 원자재로 지정해 수급 현환 등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리튬, 마그네슘, 천연 흑연, 희토류 등 수입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품목이 상당수입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중국산 의존도가 특히 높죠.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EU는 중요 광물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CMRA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CMRA의 내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핵심 원자재가 연합 국가 내에서 밸류체인을 형성할 수 있도록 현지화를 유도하는 법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배터리 업체들은 원자재 수급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고객사인 전기차 기업들이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가령 IRA 영향을 받는 전기차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면, 배터리 업체는 이 법안에 규정된 국가에서 채굴되거나 처리된 광물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다른 국가로부터 원자재를 수급했다면 새로운 공급망을 물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 다음 격전지는 '폐배터리'


이처럼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자 배터리 업계는 대안책을 찾아 나섰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폐배터리입니다. 당초 폐배터리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만 여겨졌지만, 폐배터리로부터 남은 원재료 성분을 추출해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며 평가가 달라졌어요. 처리가 어려운 애물단지에서 미래 금광이 된 셈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폐배터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배터리도 초기 용량의 80% 수준으로 떨어지면 교체할 필요가 있어요. 배터리 용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15년 사이에 성능 저하가 나타난다고 해요. 최근 몇 년 전부터 전기차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2030년 무렵부터는 폐배터리가 쏟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이 폐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다면, 배터리 업체들도 원재료 확보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성능이 초기 대비 70~80%면 전력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고, 50% 이하면 방전시킨 후 양극, 음극, 분리막으로 분해해 원재료를 회수한다고 해요. 배터리에서 추출할 수 있는 핵심 소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입니다.


폐배터리의 잠재력을 알아본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건 중국 업체들입니다. CATL은 2021년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에 320억 위안을 투자했습니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1월에도 238억 위안을 투자해 일체화 신재료 생산 단지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죠. CATL은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 "배터리 재료 공급을 보장하고 배터리 밸류체인의 순환 체계를 만들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배터리 재료와 회수 사업 발전을 추진하면서 업스트림 핵심 자원과 원자재 공급을 확보할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죠.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함께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라이사이클에 60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2.6% 확보했습니다. 삼성SDI도 배터리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고요.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공정을 거쳐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같은 광물 원자재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SK이노베이션도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앞세워 폐배터리에서 고순도 광물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폐배터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커지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마크에 따르면, 지난해 23억 달러 규모였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오는 2028년 98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또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는 오는 2050년에 이 시장이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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