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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배터리 삼국지', 유리한 고지 점한 중국
노우진 기자
2023.03.29 08:00:21
③ 중국의 압도적 가성비 '주목'…테슬라 의존도 높은 파나소닉, 여전히 불리해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BYD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서학개미와 동학개미, 모두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섹터라면 역시 배터리입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배터리 관련주가 홀로 이끌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심리가 뜨거워요.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매력적인 기업을 발 빠르게 골라내는 건데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특성과 경쟁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현재 배터리 업계는 동북아시아 3국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성비를 내세워 우위를 점한 중국과 전통적 강자로 불리는 일본, 그리고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죠. 이번 콘텐츠에서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테슬라의 배터리 파트너로 널리 알려진 파나소닉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중국산 배터리' 천하…파나소닉, '원통형'으로 기회 만들까?


① 닝더스다이(CA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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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에 테슬라가 있다면 배터리 시장에는 CATL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6년 연속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의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에도 전기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3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도로에 있는 전기차의 약 3분의 1에 CATL의 배터리가 들어있다는 의미니, CATL의 영향력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짐작할 수 있죠.


CATL은 특히 LFP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 LFP 배터리를 짧게 요약하면, 주행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수명이 길고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터리입니다. 결정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고요. 본래 LFP 배터리라고 해서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CATL은 배터리의 성분을 절묘하게 조합해서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CATL의 배터리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이 기업의 LFP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보다 10~2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단서는 또 있습니다. CATL은 전기차 선두주자로 불리는 테슬라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요. 테슬라는 선도적인 기술력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이런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CATL이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죠. 이외에도 CATL은 중국 업체들은 물론 포드, 폭스바겐, BMW, 혼다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CATL은 탄탄한 고객 기반을 통해 놀라운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요. CATL은 1월 12일(현지시간) 실적 공시를 통해 회계연도 2022년에 최대 315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어요.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6조 원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인 겁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순익 규모를 훨씬 뛰어넘죠. CATL은 호실적에 대해 "생산 능력 확충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굳힐 수 있었다"며 "이에 따라 수익규모 역시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CATL의 가파른 성장 속도는 올해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CATL이 고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 등이 있는데요. 중국은 올해 보조금 정책을 폐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고요. CATL의 매출 기반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판매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② BYD


배터리 업계를 주도하는 선두주자들의 뒤를 매섭게 쫓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중국 토종 전기차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BYD예요. 이 기업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는데요. CATL와 마찬가지로 가성비가 뛰어난 LFP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BYD는 CATL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로 봤을 때 BYD의 시장점유율은 12.1%로 3위를 기록했으니, 그새 순위가 뒤바뀐 셈이죠.


이 기업의 장점이라면 역시 배터리부터 차량용 반도체, 완성차까지 수직 계열화돼 공급사슬 대부분을 통제한다는 겁니다. 즉 고객사 유치를 위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경쟁업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다는 거죠. 특히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BYD의 판매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소진하는 배터리 규모도 엄청날 수밖에 없어요. BYD는 지난해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 1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BYD가 고객사 확보에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이 기업은 독자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앞세워 고객사를 늘리고 있어요. 그중 하나는 현대차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 2종에 최초로 BYD의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해요. BYD는 이외에도 폭스바겐, 다임러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BYD의 대표 배터리라고 할 수 있는 블레이드 배터리에 대해 조금 더 살펴봅시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LFP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리튬인산철 양극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열 관리가 뛰어나고 주행가능 거리가 길면서도 저렴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칼날처럼 얇고 긴 셀을 끼워 만드는 방식으로 조립됩니다. 이에 따라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납작한 형태를 갖고 있죠. 배터리 셀에서 모듈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팩을 만드는 '셀 투 팩(CTP)'이 가능한 만큼, 모듈 제작에 필요한 공간에 배터리를 더 넣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③ 파나소닉


일본은 배터리 시장의 전통 강자입니다. 1991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최초로 상용화하며 배터리 시장을 연 국가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중국과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에 밀려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오랜 경험치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일본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기업이 파나소닉이에요.


파나소닉은 특히 원통형 배터리 기술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원통형 배터리는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어요. 빈 공간이 생기는 둥근 모양 때문이었죠. 그러나 배터리 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셀 투 섀시(CTC)' 기술이 개발되고 배터리의 성능이 향상되며 원통형 배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죠.


대표적인 게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 배터리인데요. 이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로 늘리고 원가를 20%까지 절감한 제품이에요. 당초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주목 받았습니다. 만약 테슬라를 통해 배터리의 성능이 입증된다면 다른 기업들도 뒤따라 4680 배터리를 택할 가능성도 있어요. 실제 파우치형 배터리를 고집하던 제너럴모터스는 최근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죠.


이처럼 원통형 배터리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이 늘어나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기차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8GWh 수준이었는데요. 오는 2025년에는 214GWh, 2030년에는 705GWh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무려 27%에 이르죠. 만약 예상대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고성장한다면, 이 과정에서 파나소닉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입니다.


다만 테슬라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약점으로 꼽힙니다. 고객사를 다변화한 경쟁업체들과 달리, 파나소닉은 생산한 배터리 대부분을 테슬라에만 납품하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파나소닉은 전체 생산량 41.4GWh의 87%에 달하는 35GWh를 테슬라에 공급했어요. 즉 테슬라가 자체 생산 배터리 비중을 늘리거나 다른 배터리 업체로부터 공급량을 늘린다면, 이는 파나소닉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예요.


◆ 글로벌 경쟁 판도 바꾸는 '리쇼어링' 변수


CATL과 BYD를 필두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가 매섭습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죠. 그러나 이런 경쟁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대형 변수가 있는데요. 바로 이전 콘텐츠에서도 이야기했던 '리쇼어링' 열풍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내놓은 리쇼어링 정책의 핵심은 사실 중국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수혜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 광물이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 및 처리되어야 합니다. 유럽판 IRA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역시 자체 공급망 구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죠.


이로 인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보조금 혜택 등을 제공하는 IRA를 놓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산 배터리를 쓰면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죠. 따라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재고하고 있고, 이는 중국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죠.


다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경쟁 판도가 또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CATL은 최근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투자금 35억 달러 전액을 포드가 부담하고, CATL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데요. IRA를 우회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IRA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만약 CATL이 이번 투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북미에 진출한다면, 향후 다른 중국 업체들도 같은 형태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다시 시작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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