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금융당국이 손해율을 90%로 가정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의 간편보험 적용을 올해 12월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책 취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손해율 가정 논란의 중심에 있던 간편보험이 적용 유예 대상이 될 경우, 간편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 감소 부담을 일정 부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평가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규 담보에 대해 예상 손해율을 90%로 가정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간편보험'에 한해 올해 12월 말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보험사들에 사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당 가이드라인은 올해 6월 말 결산 실적부터 반영될 예정이었지만 간편보험에 대해서만 적용 시기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셈이다.
보험사들 사이에선 이번 조치를 두고 세부적인 해석이 다소 엇갈리고 있으나 어떤 해석이든 간편보험 적용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일부 보험사는 금감원이 절차 진행에 앞서 사전 설명 차원에서 공유한 내용으로 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보험사는 2분기 말 적용과 12월 적용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손해율 가정 가이드라인은 보험사들이 낮은 손해율을 적용해 CSM을 과도하게 인식하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추진됐다. 손해율 가정을 낮게 설정할수록 향후 지급할 보험금 예상액이 줄어들고, 그만큼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이익이 커져 CSM 규모도 확대되는 구조다.
특히 간편보험은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상품군으로 꼽힌다. 간편보험은 유병자나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완화한 대신 보험료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 보험사들은 그동안 신규 담보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손해율을 가정해 왔다. 보험료 규모가 큰 데다 손해율 가정에 따라 CSM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간편보험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 조정이 결과적으로 간편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간편보험 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가운데, 특히 현대해상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대해상은 '내삶엔(3N) 맞춤간편건강보험'을 중심으로 간편보험 판매에 강세를 보이는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보험 포트폴리오 가운데 간편보험 비중이 42%에 달할 정도다.
대형 보험사뿐 아니라 중소형 보험사들도 간편보험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영향권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한화 더 경증 간편건강보험Ⅱ'를 중심으로 간편보험 판매를 확대해왔고, 인보험 신계약 포트폴리오에서 간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36%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간편보험의 손해율 가정을 비교적 높게 적용해 왔다 하더라도 90% 수준까지 반영한 곳은 많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일부 보험사에는 일정 부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A보험사 관계자는 "간편보험은 보험료 규모가 커 손해율 가정이 조금만 바뀌어도 CSM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상품"이라며 "이 상품을 많이 팔아온 보험사는 실적 부담이 뒤로 밀려 유리해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불평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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