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조아제약의 기업가치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일반의약품 판매가 줄면서 장기간 부진이 지속된 까닭이다. 다만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보유 현금이 많지는 않지만 재무건전성 지표 전반이 양호한 데다 실적 역시 올 들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어서다.

조아제약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마이너스(-) 16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2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만 봤던 셈이다.

문제는 내부 곳간도 메말라 가고 있단 점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인수합병(M&A)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FCF)의 경우 같은 기간 -14억원에서 -29억원으로 악화됐고, 자체 조달 가능 현금여력을 의미하는 내부순현금흐름(ICF) 역시 -16억원에서 -14억원으로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만 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42억원을 벌어들이고, 25억원의 FCF와 18억원의 ICF를 기록하던 조아제약의 현금흐름이 2020년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일반의약품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70~80%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데 팬데믹이 불거지면서 외부활동이 줄고, 개인위생 강조로 병원과 약국을 찾는 일반 환자의 수가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업가치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실제 조아제약의 경우 팬데믹이 불거진 2020년 18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거졌고, 2021년 70억원, 올 상반기 19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이렇다 보니 기업 운영을 위해 보유 현금을 끌어다 쓰는 동시에 외부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8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4억원 줄어든 반면, 차입금은 170억원으로 같은 기간 5억원 늘어났다. 

보유 현금은 줄고 외부서 조달한 자금이 늘었지만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채무상환능력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조아제약의 이자보상배율은 -8.2배로 작년 말 -18.6배 대비 개선됐으나 정상화까진 갈 길이 여전히 먼 상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상환하지 못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아제약이 유동성 문제로 큰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우수하단 이유에서다. 유보율만 하더라도 팬데믹 풍파에도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200%대를 유지해왔고, 부채비율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72.7%로 예년(40~50%대)보다 상승하긴 했지만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병원과 약국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조아제약의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단 2분기만 보면 하반기 달라진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아제약의 2분기 매출액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증가했고, 영업손실은 8억원으로 같은 기간 69.2%(26억원)나 감소했다. 간장질환치료제인 헤파토스군 제품과 어린이건강음료인 잘크톤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고정비 부담을 118.4%에서 105.2%로 대폭 줄인 덕이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올 들어 매출 신장은 물론 지난해 상반기 4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액이 1년 만에 대폭 개선된 점 등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