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신원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는 정부의 지원마저 끊겨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업계에서는 LCC의 연쇄도산까지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3분기 실적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항공(-723억원), 진에어(-498억원), 티웨이항공(-479억원) 등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실적이 추정치에 부합한다면 비수기인 1분기보다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항공사(FSC)들과 달리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 LCC들은 국내선 여객에만 집중하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사실 3분기는 항공업계 전통적인 성수기인 만큼 일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8월초까지 항공기 탑승률은 80%에 육박했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여객 수요가 줄었고 지금까지도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이전까지는 탑승률도 높고, 예매율도 높았다"며 "8월 중순부터는 예매율을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항공권이 줄줄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추석 특수마저 정부가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을 벌이면서 예년과 같은 연휴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4분기는 더 문제다. 통상적으로 항공업계 비수기로 분류되는 데다 정부의 지원마저 끊기는 탓이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은 지난 3월부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왔다. 당초 지원금 기한이 8월말이었지만 업황을 고려해 60일을 연장했지만 이마저도 10월말이면 종료돼 LCC들의 4분기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국제선 운항을 재개한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출장 등 상용수요가 대부분이라 국제선 탑승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최소 탑승률 7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최근 LCC 국제선 탑승률은 30%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항공기를 한 번 띄울 때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LCC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이후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단거리 운항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같은해 7월부터 일본행 항공기 여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다수의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 노선 대신 중국 노선을 공략했지만 당시 중국 당국이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 모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여기에 반중 시위로 홍콩 여행객도 줄어드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최근에는 연쇄도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셧다운 상태인 이스타항공은 재매각만이 파산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 됐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노딜(No deal)' 사태로 분리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등도 이미 현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고정비 부담이 큰 항공업계 특성상 내년 상반기 이후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항공사들이 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버티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이미 해외 항공사들이 줄줄이 파산신청을 했는데, 국내 항공사들도 예외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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