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중국의 나프타분해시설(NCC), 파라자일렌(PX) 증설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신용도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연구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크레딧이슈세미나에서 "앞으로 미국의 에탄분해시설(ECC) 증설보다 중국의 NCC 증설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더 위협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미국 ECC 증설에 대한 우려만 존재했다. 다만 미국 ECC 증설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업체들의 NCC 제품 비중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NCC, PX 설비 증설로 업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국내 주요 제품 계통도를 보면 ECC보다 NCC 공급 증가가 국내 업체들에 더 위험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미국 ECC 증설이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은 에틸렌, 폴리에틸렌(PE)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중국의 NCC, PX 설비 증설은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
강병준 연구원은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이 중국의 공급 물량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천NCC의 경우, 신용등급을 2010년에 반영했는데 그 후 재무 지표가 상당히 악화됐다"며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수요가 부진할 뿐 아니라 공급 부담마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유분 중심의 포트폴리오도 문제"라며 "향후 여천NCC의 여러 요소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LG화학은 이익창출력이 가시화 되지 않은 2차전지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차입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에 대해서는 "미국 ECC 투자를 거의 마무리했지만 인도네시아 4조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며 "더불어 최근 일본업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등 비정상적인 자금수요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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