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이마트가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을 위해 단순 현금 수혈을 넘어 점포 부동산까지 현물출자하는 카드를 꺼내 눈길을 끈다.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와 더불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안정적 임대료가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의 구조적인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지원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마트는 총 5000억원 규모의 신세계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금 2400억원과 현물출자 2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물출자 대상은 서울 강동구 소재 이마트 명일점 건물과 토지다. 단순 자금 수혈이 아니라 이마트가 보유한 부동산까지 동원해 신세계건설 지원에 나섰다.
현물출자 예정 부동산은 2001년 신세계그룹이 매입한 뒤 2002년부터 이마트 명일점으로 운영된 곳이다. 명일점 자산의 장부가액은 267억원 수준이었지만 외부 감정평가 결과 2600억원 수준의 가치가 책정됐다. 장부가 대비 23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자산 재평가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마트의 전체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재평가에 따른 자본확충 효과는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마트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10조3021억원에 달한다. 이번 자산 재평가 효과를 반영하더라도 자본 증가 규모는 전체의 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실제 현금 유출 부담은 적지 않다. 이마트는 현물출자와 별도로 신세계건설 유상증자에 현금 2400억원도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마트 별도 현금성자산이 3942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유동성 부담은 일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거래로 명일점이 자가 점포에서 임차 점포로 전환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마트는 그동안 직접 보유하던 명일점 부동산 소유권을 신세계건설로 넘기게 되면서 향후 점포 운영에 따른 임차료를 지급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지원은 단순 일회성 자금 투입을 넘어 장기 비용 부담까지 감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신세계건설 입장에서는 명일점이 안정적인 임대수익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를 임차인으로 확보한 우량 점포 자산을 보유하게 되면서 본업 매출 외에도 꾸준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건설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사업 구조 특성상 안정적인 임대수익 확보는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세계건설 재무구조가 다시 악화된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건설은 2023년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었다. 이에 이마트는 2024년 골프장·레저 사업 등을 신세계건설에 넘기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2023년 말 976.2%까지 치솟았던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91.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손실이 이어지면서 1년 만인 지나해 다시 444.7%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자본총계는 2240억원, 부채는 9962억원이었다. 부채, 자본 등이 유지됐다는 가정 하에 이마트가 지원하는 5000억원 신규출자가 완료되면 신세계건설의 자본총계는 7000억원대에 이르게 되고 부채비율 다시 100%대로 낮아진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의 자체 수익성 회복 없이는 이마트의 추가 지원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2023년 1585억원, 2024년 1754억원 규모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2966억원 수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건설의 최근 3년 연간 순손실 평균치는 2000억원에 이르는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자본 5000억원도 3년 안에 잠식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신세계건설 자본 확충 및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마트 연결 기준의 재무건전성도 높아져 기업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며 건설의 수주 역량을 높여 그룹의 대규모 프로젝트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이마트와 건설의 중장기 수익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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